이주열(사진)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시무식 이후 기자들을 만나 새해 통화정책에 대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탠스가 어느 때보다 우리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연준의 최근 스탠스가 덜 매파적(통화정책 긴축 성향)인 쪽으로 바뀌었다”며 “시장 안정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국제금융시장에선 연준이 올해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 인상 예상 횟수는 두 차례로 수정됐다. 현재 한국보다 0.75% 포인트 높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큰 격차로 높아질 가능성은 옅어졌다. 다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이 총재는 “연준 인사들도 향후 데이터를 보고 (결정을) 하겠다고 했으니 실제 (두 차례 인상 방향으로) 갈지 (모르겠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내 경제기관의 예상을 잇따라 깨고 하락한 ‘저유가 흐름’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0월 이후 2개월 사이 국제유가가 4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며 “물가가 생각보다 더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내놓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인 1.7%는 내려잡힐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높아진 셈이다.
이 총재는 올해 경기 상황에 대해 “내다보이는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며 “바깥 여건이 우호적인 것이 별로 없다”고 무겁게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원래 ‘있는 듯 없는 듯’ 해야 하는데, 중앙은행의 역할이 요구된다는 것은 상황이 안 좋다는 뜻”이라고도 했다.
이경원 기자
이주열 “올해 통화정책 美 연준 영향 크다”
입력 2019-01-02 1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