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투자 환경 조성” 강조했지만 문제는 실행
중소기업·자영업자 위한다면 정책 전환 말고 딴 길 있나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신년회에서 올해 경제와 민생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기업 투자를 강조했다. 삼성 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 총수도 참석한 가운데 “기업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 경제발전도,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고 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지난해 초 “정부가 최대 고용주” “민간·시장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고정관념”이라고 한 데 비하면 인식의 큰 변화라고 ‘평가’해 줘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꼼꼼히 신년사를 읽어보면 기존 정책 기조를 변경할 의사가 없음이 분명해진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경제성장의 혜택을 온 국민이 함께 누리는 경제는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 길은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했다.
결국 대통령이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최저임금 속도조절론’과 같은 요지다. 문제는 대통령이 속도조절론을 언급한 게 반년이 돼 가지만 이마저도 구체적 결과가 나오거나 실행 기미가 없다는 것이다.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합의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도 노동계가 반대하자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경사노위로 넘겨버렸다. 자영업자는 물론 일부 대기업들까지 강력 반대한 최저임금 계산 시 주휴수당 산입 문제도 고용노동부 원안과 별 차이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신년회 장소는 중소기업중앙회였다. 이례적이다. 통상 이 행사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다. 문 대통령은 “오늘 중기중앙회에서 국민들께 인사드린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특히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았다”고 했다.
정부가 진정으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위한다면 이미 산업 토대를 붕괴시키는 기미가 분명해진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는 게 맞다. 아니면 소득주도성장의 속도조절이라도 정말 속도감 있게 실행해야한다. 새해 벽두부터 현실화하는 최저임금 발 2차 충격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자영업자 2명 중 1명꼴로 2019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존 직원 감원이나 신규채용을 취소할 계획이라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콜이 자영업자 회원 2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다.
중기중앙회에서 대통령이 신년회를 열고 기업 투자를 강조한다고 해서 국민들이 감명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착각이다. 국민들은 이제 말이 아니라 결과를 원한다.
[사설] 국민들은 말이 아니라 결과를 원한다
입력 2019-01-03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