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증시는 불확실성과 치열한 전투를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미·중 무역전쟁, 신흥국 부채, 유럽의 정치적 위험을 금융시장 위협요인으로 지목한다. 다만 불확실성을 투자 기회로 삼는 ‘역발상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1일 연간 전망 리포트를 내고 올해 증시 리스크로 미·중 무역전쟁, 미국의 경기 고점 통과 우려, 유로존 갈등, 통화정책 정상화의 속도, 기업부채 위험을 꼽았다. “무역전쟁 여파로 1분기에 증시 위험도가 가장 높을 것”이라는 설명도 붙였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3월까지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완전히 걷히지 않은 상태다.
증시를 뒤흔들 변수는 또 있다. 우선 기업 실적의 하향조정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순이익은 40조2000억원이다. 지난해 대비 14.3% 줄어든 수치다. 코스피의 ‘간판’ 삼성전자가 실적 조정을 받으면 국내 증시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지난해 2분기 말 기준으로 71조 달러까지 늘어난 신흥국 부채도 무시할 수 없는 불안 요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기는 기회’라고 말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역발상 관점에서 위기가 분명해질수록 주요국 정책 방향이나 전망도 선명하게 드러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의미 있는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예컨대 미국의 경기 둔화 움직임은 기준금리 인상 압력을 낮춘다는 점에서, 중국의 경기 하강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을 부른다는 점에서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오 센터장은 구체적 투자 시기로 올해 1분기와 하반기를 지목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글로벌전략팀장도 “세계 주가가 순환적인 약세폭(고점 대비 -20%)만큼 하락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올 상반기 중 증시의 추가 약세 위험은 크지 않다”며 “올해 투자전략은 점진적으로 주식 비중을 줄이는 가운데 위험과는 반대로 움직이는 쪽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올해 글로벌 증시는 ‘불확실성과의 싸움’
입력 2019-01-01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