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장벽 제로 예산 상정할 것”

입력 2019-01-01 19:04 수정 2019-01-01 19:07
2018년 12월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의 국립기록물보존소 건물이 “셧다운으로 문을 닫았다”는 안내문을 써 붙인 채 굳게 닫혀 있다. 신화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이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대치를 끝내기 위해 새해 벽두부터 맞붙는다. 민주당이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제로(0)로 만든 예산안을 2019년 새 회기 하원 본회의에 상정할 것이라고 AP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민주당은 3일 새해 예산안 패키지 지출법안을 하원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예산안엔 2월 8일까지 국경안보에 소요될 예산 13억 달러가 포함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국경장벽 예산은 반영되지 않았다. 국경장벽과 관련이 없는 타 부서의 예산은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 30일까지 전액 지원하도록 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결과 하원 다수당을 차지해 하원에서의 예산안 통과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에선 대통령이 서명하지 않을 어떤 예산안도 대통령에게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셧다운 교착상태를 통해 의회가 분열된 시대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생각을 더 분명히 드러냈다. 그는 31일 트위터에 올린 ‘2018년은 성취의 해’ 신년사 동영상에서 “국경이 없으면 나라가 없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국경순찰대 등이 잘해 왔지만 장벽이 없으면 완벽하게 일을 수행할 수 없다. 국경 경비의 일환으로 장벽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영상 대부분을 자화자찬에 할애했다. 그는 “경제는 잘 굴러가고 있다. 임금은 아주 오랜만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핵협정 파기도 치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내년도 내후년도 즐기자. 그리고 4년이 더 있다”며 재선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셧다운 대치가 최고조에 달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를 중재할 참모,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은 모두 자리를 떠난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퇴임일인 31일 국방부 직원들에게 보낸 고별편지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문구를 인용하며 “신념을 지키고 동맹국들과 관계를 굳건히 하라”고 당부했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2일 퇴임한다. 켈리 비서실장은 최근 LA타임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콘크리트 국경장벽 대신 강철 장벽(steel slats)을 선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철 장벽은 정부가 민주당을 설득하기 위해 구상한 협상안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모든 콘크리트 장벽은 결코 포기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택현 조민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