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비수기래?… 연초 분양물량 3만3868가구 쏟아진다

입력 2019-01-01 19:25

기해년 연초 부동산 시장에 3만 가구가 넘는 분양물량이 쏟아진다. 평년 대비 배가 넘는 물량이며, 주로 수도권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1일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전국 38개 단지에서 3만3868가구가 분양에 나선다. 지난해 1월 1만4258가구보다 2.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4개 단지 592가구, 경기도 18개 단지 1만7616가구, 인천 4개 단지 5265가구, 5대 광역시 7개 단지 4845가구, 지방 5개 단지 5550가구가 예정돼 있다. 수도권에 총 분양물량의 70%가량이 쏠리면서 지방 부동산의 부진과 시장 양극화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통상 부동산 비수기에 해당하는 새해 첫 달, 겨울방학 시즌에 물량이 쏟아지는 배경에는 지난해 말 대규모 분양물량 순연이 자리잡고 있다. 9·13 대책과 청약제도 개편 등의 영향으로 건설사들이 지난해 분양물량을 올해 초로 대거 이월시켰기 때문이다.

올해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연초 분양 집중을 부추기고 있다. 계속되는 정부 규제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라 시장 전망이 약보합세 이상의 불황 쪽으로 기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시장 내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수요자들 역시 투자 목적의 매매거래보다는 청약시장에 선(先)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이 연초 분양을 서두르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월 초 수도권 마수걸이 공급에 나서는 주요 건설사는 대우건설, 삼성물산, 우미건설 등이다. 대우건설은 경기 용인시에 ‘수지 스카이뷰 푸르지오’, 삼성물산·대우건설은 안양 동안구에 ‘비산2 푸르지오 래미안’을, 우미건설은 인천에 ‘검단신도시 우미린 더퍼스트’를 각각 분양한다.

권창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1일 “정부의 대출 규제 및 금리 변화 등 시장 내 주요 변수가 많아 건설사들이 지난해 분양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 공급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예정 물량은 추정치일 뿐 실제론 예정보다 못한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