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2년차 마지막 날인 31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하면서 “당정청 모두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소통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나부터 국민들 앞에 더욱 다가가서 더 많이 소통하겠다. 장관도 국민들 앞에 더 많이 나서고, 당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후 올해 마지막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면 청와대에 있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인왕실에서 가진 오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성과”라며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예산 등 여러 가지 보완책이 마련돼 내년에는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우리 사회에 ‘경제 실패’ 프레임이 너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어 성과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면서 “(보수 언론이) 취사선택해서 보도하고 싶은 것만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해찬(사진) 민주당 대표도 “소득 1분위 계층은 (경제 사정이) 어렵지만 2분위, 3분위부터는 조금씩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면서 “정성 들여 민생 대책을 세워 나가면 국민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주변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통령만 일하는 것처럼 보인다고들 한다”면서 “당이 부담을 나눠가져야 한다. 당이 정책을 개발하고 정무 역량을 갖춰 더 많은 일을 하자”고 말했다.
쓴소리도 나왔다. 이수진 최고위원은 “노동계가 문재인정부에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많이 토로한다”면서 “노동 관련 특위를 만들어 전국을 돌며 노동계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힘들다”면서 대책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청와대 직원들의 자성을 촉구했다. 회의는 청와대 종무식을 겸해 전 직원에게 생중계됐다. 문 대통령은 “일이 손에 익게 되면 요령이 생기고 긴장이 풀어질 수 있다. 일을 관성적으로 하게 된다”며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주기를 바란다.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의 열정과 조심스러움이 교차하는 그 날 선 느낌처럼 초심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등 기강 해이 사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은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처신과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에도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사람 중심 경제로 경제 패러다임이 전환된 원년”이라며 “올해 우리가 이룬 전환은 아직 미완성이다. 더 완성된 상태로 발전시키는 것이 새해에 해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새해에도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개혁은 더 많은 개혁의 요구로 이어지기 때문에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면서 “그렇다고 지치거나 낙담해서는 안 될 일이다. 또박또박 할 일을 해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국민들은 함께 잘살기를 열망한다. 한 분 한 분의 삶이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며 “돌이킬 수 없는 평화를 만들겠다”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문 대통령 “당정청, 국민과 소통 강화해야…나부터 더 다가가겠다”
입력 2019-01-01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