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 미국 언론들이 주시한다

입력 2018-12-31 20:06
사진=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 내용을 두고 미국 언론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8년 신년사를 통해 ‘핵무장 폭군(nuclear-armed tyrant)’에서 ‘글로벌 정치가(global statesman)’로 깜짝 변신에 성공한 김 위원장이 올해는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를 두고 여러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새해 대북 정책 방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CNN방송은 30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과 북핵 문제를 두고 어떤 언급을 내놓을지 전문가들이 주시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은 경제정책, 남북 관계와 관련한 중대 결정을 내놓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연두교서)에 비유하면서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상당한 파격을 보일 것이라는 시각도 일부 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되는 연설에서 자신의 입지에 악영향을 미칠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전망했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경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첫 신년사에서 “인민들이 다시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매년 경제 관련 메시지에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왔다. AP통신은 대미(對美) 메시지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비핵화 조건을 재설정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 사이를 벌려놓으려 할 것”이라며 “한국에는 남북 경협 진전을 촉구하며 한·미동맹 이완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 전문 웹 사이트 38노스는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현재의 평화 무드와 북·미 관계가 지속될지, 아니면 거친 설전과 미사일 시험발사가 반복되던 때로 돌아갈지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김 위원장은 국제사회의 인내심이 떨어져가는 상황에서 격한 어조를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으로서는 핵시설 추가 해체 등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대화 동력을 유지해 비판을 잠재우는 쪽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