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와 경제지표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청와대가 새해에 전면적 조직개편을 통해 쇄신 작업에 착수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성과’와 ‘체감’을 강조하는 만큼 새로운 인물을 등용해 집권 3년차 정책 실현 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개편 시기는 설 명절(2월 5일) 전후가 유력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점에 따라 유동적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교체와 관련해선 청와대 내부 기류가 분분해 남북, 북·미 간 대화 흐름에 따라 유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연초 청와대 인사가 있을 것”이라며 “비어 있는 자리를 먼저 채우고 기존 인사를 교체할 수 있고, 한꺼번에 바꿀 수도 있다. 규모도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선 설을 전후해 대폭으로 청와대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등 기강 해이가 이어지면서 여권에서도 조기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임 실장 교체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임 실장은 당분간 거취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2020년 총선에 임박해 급박하게 임 실장을 호출하면 출마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임 실장은 출마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차기 통일부 장관설도 돌지만 임 실장이 현재 맡고 있는 남북 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는 관측도 있다. 결국 김 위원장 답방이라는 대형 이벤트의 시기와 성과에 따라 임 실장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임 실장 교체 여부와 관계없이 물밑에서 차기 비서실장 후보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영민 주중대사, 정동채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 정해구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우윤근 주러대사는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로 차기 비서실장이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노 대사의 경우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지만, 최근 후보군에서 밀려났다는 게 청와대 내부 기류다. 이에 따라 알려지지 않은 제3의 인물이 차기 실장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참모진 가운데선 2020년 총선에 출마하는 이들이나 김 위원장 답방과 관계없는 인사들은 1월 중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한병도 정무수석과 정태호 일자리수석 등이 대상이다. 다만 민정수석실의 업무 연속성을 강조해온 문 대통령 특성상 조국 민정수석은 그대로 둘 것으로 알려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악재 쌓이는 靑, 설 전후 전면 조직개편 착수할 듯
입력 2018-12-31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