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림교회 ‘솔트플랜’ 교회 상생 모델로 주목

입력 2019-01-01 00:04
김정석 목사(왼쪽에서 아홉 번째)와 솔트플랜 3기에 참여한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이 2017년 10월 영국 런던의 웨슬리 예배당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림교회 제공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가 2012년 시작한 솔트플랜(Salt Plan)이 올해 8년째를 맞는다. 도시 미자립교회를 장기간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이 적지 않은 열매를 거두면서 대형교회와 미자립교회 간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광림교회는 2년마다 30개 미자립교회를 솔트플랜 대상으로 선정한 뒤 2년간 매달 100만원씩 후원한다고 31일 밝혔다. 교회가 사용하는 목회 및 교회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30개 미자립교회 담임목사들을 ‘광림 임원 훈련’에 초청한 것도 각종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서다.

이미 90개 교회가 지원을 받았고 이 중 18개 교회가 자립교회로 전환했다. 자립률이 20%에 달하는 셈이다. 이 중에는 교인이 100명을 넘어선 교회도 있다. 교회가 속한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는 1년 예산이 3500만원을 넘지 않으면 미자립교회로 분류한다. 기감 전체 교회 중 46%가 해당한다.

절반 가까운 교회가 미자립 상태이지만 이들이 자립에 성공하는 비율은 극히 낮다. 솔트플랜을 통한 자립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현재는 솔트플랜 4기에 참여한 30개 교회가 자립을 위한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

교회가 미자립교회들을 위해 ‘교회 창고’를 개방한 건 상생과 연합을 위해서다. 김정석 목사는 “솔트플랜은 단순히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물량적으로 후원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면서 “이미 성장한 교회가 막 개척한 교회들과 함께 적절한 목회 철학과 방법을 찾으면서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과 프로그램 지원 외에도 예배와 교회교육, 목회상담 등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미자립교회 목사님들과 만나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광림교회가 미자립교회들과 접촉을 넓히는 이유는 또 있다. 외롭게 목회하는 목회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다. 작은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은 종일 교회에 나가 있어도 대화할 상대가 없다. 기댈 곳이 없다 보니 쉽게 지친다. 김 목사는 “미자립교회 목사님들의 이런 사정을 듣고 힘을 드리고 싶었다”며 “기댈 어깨를 나누는 운동이 바로 솔트플랜이 지향하는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했다.

솔트플랜의 백미는 감리교를 창시한 존 웨슬리의 유적지를 돌아보는 답사 프로그램이다. 올해 10월 4기 목회자들도 영국으로 떠난다. 경비는 광림교회가 전액 부담한다. 영국에서는 옥스퍼드 선교대학원과 옥스퍼드 크라이스트처치, 케임브리지의 웨슬리하우스 등을 방문하며 ‘세계는 나의 교구’라 했던 존 웨슬리의 신앙과 삶의 흔적을 돌아본다.

김 목사는 “광림교회의 각 선교구가 솔트플랜에 참여하는 교회들과 자매결연을 하고 기도제목을 나누며 전도도 돕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성도들이 전도에 대한 열정과 순수한 신앙을 회복하고 있어 감사할 게 많다”고 말했다.

광림교회는 지난해부터 라이트플랜(Light Plan)도 운영 중이다. 농어촌교회 100곳을 선정해 매달 재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