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세상이 궁금해 하는 힘

입력 2019-01-02 00:03

힘을 상징하는 성경의 대표적 인물은 삼손입니다. 그는 젊은 사자가 소리를 지르며 덤벼들 때 맨손으로 염소 새끼를 찢듯 처리했습니다. 또 혼자의 힘으로 30명의 블레셋 사람을 쳐서 죽이기도 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묶여있던 상태에서 덤벼드는 블레셋 사람 1000명을 죽였습니다.

이런 삼손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블레셋은 그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삼손과 가까운 여자 들릴라를 돈으로 포섭합니다. 집요하게 매달리는 들릴라를 이길 수 없었던 삼손은 그 힘의 비결을 고백하고 맙니다. 사자를 이기던 삼손이 여자는 이기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 결과 그에게 주어졌던 놀라운 힘을 잃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힘을 가지고 살기 마련입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돈이 힘이고 또 다른 사람은 지식이 힘입니다. 재능이나 실력을 힘으로 삼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은 누구나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드러난 힘입니다. 이와 다르게 삼손은 그 근원을 알기 어려웠습니다.

삼손은 머리카락이 잘리면서 힘도 잃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의 힘이 머리카락에서 나오는 것이었을까요. 삼손이 놀라운 힘을 발휘할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보면 힘의 근원이 나옵니다. 우선 젊은 사자를 염소 새끼 찢듯 잡을 때 일어난 현상입니다.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강하게 임하니 그가 손에 아무것도 없이 그 사자를 염소 새끼를 찢는 것 같이 찢었다.”(삿 14:6) 블레셋 사람 30명을 쳐 죽일 때는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한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1000명을 죽일 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했습니다.

그런데 사사기를 보면 삼손만이 아닙니다. 첫 사사 옷니엘도 “여호와의 영”이 임할 때 메소보다미아 왕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300명의 용사로 메뚜기 떼처럼 많았던 미디안 군대를 이긴 기드온에게 역시 “여호와의 영”이 임했습니다. 사사 입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호와의 영”이 임하니 사람으로는 이해할 수 없고 결코 이길 수 없는 힘을 드러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의 승천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성령이 임할 것이고 그 권능을 가지고 세상을 바꿀 일을 해낼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우리는 흔히 재력, 학력, 체력, 권력을 말하고 그것이 많으면 자랑스러워합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언제든지 잃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누구도 알기 힘들고 그래서 세상이 궁금해 할 힘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성령의 권능입니다. 삼손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사는 동안 필요할 때마다 성령이 큰 힘을 공급해주셨습니다. 말씀 순종이 그런 힘을 공급해 성령의 역사를 끌어낸 것입니다. 그 힘으로 블레셋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세상과 다른 힘, 세상을 이길 힘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도대체 저 사람 속에는 무엇이 있기에 저렇게 행복한지’ 궁금할 수 있는 그런 힘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재정 능력이나 사람의 수라는 힘으로는 세상을 이길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세상이 더 많이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가질 수 없고 흉내 낼 수 없는 그런 힘이 필요합니다.

지금 한국교회에는 이런 힘이 필요합니다. 왜 교회가 세상의 조롱거리가 됩니까. 거대한 예배당이나 엄청난 재정 능력을 가진 교회, 수만 명이 모이는 교회가 없어서가 아닙니다. 초라한 예배당에서 많지 않는 사람이 모이지만 생동감과 행복이 넘치는 그런 교회를 보면서 세상은 궁금해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교회와 그리스도인을 향해 결국 고개를 숙일 것입니다. 새해 그 힘이 한국교회에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김관선 서울 산정현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