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공적인 일에 옛 친분 상관없다”… 강공 예고

입력 2018-12-31 04:00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는 31일 국회 본관 319호실에서는 대학 동기인 나경원(55)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조국(53) 청와대 민정수석이 ‘창과 방패’로 맞붙는다.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소속이던 김태우 검찰 수사관의 폭로로 제기된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두고 조 수석은 청와대를 방어하는 수장(守將)으로, 제1야당 원내사령탑인 나 원내대표는 공격의 선봉장으로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하고 있다.

조 수석과 나 원내대표는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다. 초등학교를 또래보다 2년 일찍 들어간 조 수석이 나이는 두 살 어리다. 학창시절에는 두 사람 관계가 좋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2010년 펴낸 대담집 ‘진보집권플랜’에서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던 나 원내대표에 대해 “대학 시절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는 모범생이었다” “노트 필기를 잘해서 가끔 빌려 쓰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나 원내대표도 2012년 한 방송에서 조 수석에 대해 “대학 때 별명이 ‘입 큰 개구리’였다. 우리가 무슨 주제로 얘기를 하든 (조 수석이) 나타나서 앉자마자 본인 얘기를 한 다음 인사하고 가더라”며 “동기들 사이에서 굉장히 귀여운 동생 보듯이 봤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대학 졸업 이후 행보는 판이했다. 조 수석은 미국 유학을 거쳐 법학자의 길을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대표일 때 혁신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5월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이 됐다.

나 원내대표는 1992년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7년여간 판사로 일하다 2002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나 원내대표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 조 수석은 상대 후보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멘토단으로 활동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적인 일을 하는데 옛날 친분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강공을 예고했다. 앞서 23일 조 수석은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는 자신의 발언이 담긴 사진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며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