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전화통화, 한반도 문제 미·중 공조?

입력 2018-12-30 19:09 수정 2018-12-30 23:0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9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하고 비핵화 협상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했다. 양국 정상이 접촉한 것은 지난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시 주석은 전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은 북·미 양측이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가고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을 격려하고, 지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 글에서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방금 시 주석과 길고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며 만족스런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이 미국의 화해 손길에 침묵하는 이유와 해법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위한 메신저 역할을 부탁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두 정상의 논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월 1일 신년사 발표를 코앞에 두고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반도 정세에서 중요한 시기에 미·중이 서로 공조하려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복잡하게 꼬인 국내 문제의 돌파구로 북·미 대화가 절실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위기에 몰린데다 내년 1월 3일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이 공식 출범하면 더욱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내년 초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주력하는 이유다.

시 주석 입장에서도 호기를 만났다. 무역전쟁에서 계속 강공으로 나오던 미국이 ‘휴전’을 선언한 기회를 이용해 미·중 무역협상을 조속히 유리하게 마무리하는 ‘지렛대’로 북한 문제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무역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며 “(무역 협상이) 타결된다면 그것은 모든 주제와 분야, 쟁점들을 망라하는 매우 포괄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중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