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상파 3사 연예대상의 희비는 엇갈렸다. 트렌드를 좇아 훈훈하게 시상식을 마무리한 방송사가 있는가 하면, 심사 공정성 논란에 불을 지핀 곳도 있었다.
KBS는 방송가에 불고 있는 여풍(女風)에 과감히 힘을 보탰다. 지난 22일 시상식에서 대상의 영예는 개그우먼 이영자(50)에게 돌아갔다. 그는 유재석 신동엽 등을 제치고 데뷔 27년 만에 대상을 거머쥐었다. 2002년 KBS 연예대상이 시작된 이래 최초의 여성 수상자였다.
MBC도 시류에 몸을 실었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침샘을 자극하는 먹방(먹는 방송)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이영자는 또 한 번 대상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29일 시상식 말미에 이영자가 호명되자 동료 개그우먼 송은이와 박나래가 함께 일어나 눈물을 훔쳤다.
지금껏 공중파에서 여성 연예대상 수상자는 박경림(MBC·2001)과 이효리(SBS·2009)뿐이었다. 이영자는 이로써 유재석과 강호동에 이어 한 해에 연예대상 2관왕을 차지한 세 번째 예능인이자, 첫 여성 방송인이 됐다. 무대에 선 그는 “스포츠계의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말처럼, 인생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느낀다. 저를 보며 많은 분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눈물 어린 소감을 전했다.
이영자의 대상 수상은 올해 종횡무진 활약한 여러 여성 예능인들을 대표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MBC의 유력한 대상 후보로 이영자와 경쟁한 박나래는 ‘나 혼자 산다’ 전면에서 프로그램 흥행을 이끌었다. 송은이는 복고 콘셉트 걸그룹 셀럽파이브를 기획하는 등 예능과 가요계를 넘나들며 활약했다. 이외에도 김숙 김신영 장도연 등 수많은 여성 방송인들이 자신의 끼를 유감없이 펼친 한 해였다.
반면 28일 있었던 SBS 연예대상의 결과를 두곤 비판이 일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죽어가는 골목식당을 살리며 숱한 화제를 뿌려온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무관에 그치고, ‘집사부일체’의 이승기에게 대상이 돌아가면서다. 이를 두고 심사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고, 의문을 제기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비예능인인 백 대표가 사전에 수상을 고사했다는 소문도 있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말씀드리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 측도 “아직 정리된 입장이나 알고 있는 바는 없는 상태다. 사실 확인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女風 이끈 이영자 연예대상 2관왕… SBS는 공정성 논란
입력 2018-12-30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