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전망으로 뒤덮인 中 내년 경제

입력 2018-12-30 20:48

세계은행(WB)은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6.2%를 기록할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이는 28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세계은행은 “무역에서의 진통과 금융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성장을 계속하던 중국은 미국과의 통상마찰 때문에 불안한 한 해를 보냈다. 집계 기관마다 통계가 다른 ‘그림자 금융’이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도 여전하다.

중국을 지켜보는 한국은행의 시선도 장밋빛만은 아니다. 한은은 내년 중국 경제가 내수 부진,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 탓에 올해(6.6% 안팎)보다 낮은 6.2~6.3%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30일 밝혔다. 저성장을 거듭하는 한국 입장에서 6%대 경제성장률은 불평하기 어려운 성적이지만 중국 덕분에 한국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6%대에 미달하는 ‘경착륙’ 시나리오도 마냥 허황된 이야기만은 아니다. 현재 휴전 국면이라는 미·중 무역전쟁은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다는 게 금융시장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 때문에 국제 투자은행(IB)인 UBS는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주요 기관보다 1% 포인트가량 낮은 5.5%로 추산하기도 했다. 한은도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 중국 경제는 예상보다 큰 하방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한국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유독 차가운 한 해를 보낸 국내 기업들은 “중국이 예전 같지 않다”며 걱정한다. 중소기업들조차 미·중 무역전쟁이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중국 정부가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응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실시한 결과는 위안화 가치 급락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시장에서 중국 제품에 비해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야기했다.

한은은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 압력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 개혁개방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고용, 금융, 대외무역, 외자, 투자, 경제예측 등 ‘6개 부문의 안정’을 강조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림자 금융 문제의 피해자로 꼽히는 중소 민영기업을 위한 업무 효율화 노력도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민영기업과 간담회를 갖고 세금 부담 완화, 자금난 해소,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 정경유착 금지 등을 천명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