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정숙성 잡은 ‘도심형 SUV의 최강자’

입력 2018-12-31 04:02

가성비로 주목받는 가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많지 않다. 연비와 정숙성, 도심 주행에 어울리는 세련된 느낌의 디자인까지 평균 이상의 평가를 받기도 쉽지 않다. 그 어려운 걸 조용히 해내고 있는 차가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SUV ‘QM6 GDe’(QM6)다.

우리나라에서 중형 SUV의 경우엔 선택폭 자체가 넓지 않다. 기존에 꾸준히 판매량을 유지해 온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싼타페’나 기아차 ‘쏘렌토’ 정도다. 오랫동안 특정 이미지를 어필해온 모델이 아니라는 점에서 QM6의 지속적인 판매는 놀랍기도 하지만, 같은 이유에서 QM6가 소비자 선택을 받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늘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갖기 마련이다.

지난달 QM6를 몰고 서울 근교 나들이를 떠났다. 서울 영등포구를 출발해 경기도 수원을 갔다오는 동안 가솔린 SUV의 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디젤 차량과 비교했을 때 정숙성이 확실히 뛰어났다. 속력을 많이 낼 수 없는 시내 주행에선 안정감을 더해주었고, 고속도로에서 속력을 높여도 크게 거슬리는 소음이 없었다 .QM6는 전 트림의 앞 유리에 열차단 기능이 추가된 차음 윈드쉴드 글라스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차체 곳곳에 다양한 차음재를 디젤 모델 수준으로 적용했다. QM6는 강한 퍼포먼스를 내세우는 모델은 아니다. 힘있게 치고 나가는 느낌은 덜했지만 부드럽게 가속이 붙었다.

브레이크 페달의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었다. 제조사마다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느낌이 다른 탓도 있고, 운전자의 취향이 영향을 미치는 탓도 있겠다. ‘시트의 단단한 느낌’ 역시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평가가 갈리겠다.

연비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QM6의 복합 공인 연비는 11.7㎞/ℓ(17·18인치 타이어 장착 기준)로 동급 중형 가솔린 SUV는 물론 준중형 및 일부 소형 가솔린 SUV보다도 뛰어난 연료 효율을 자랑한다. 2480만원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는 ‘가성비’를 높여준다.

실제 판매 실적을 보면 고급 트림이 70% 이상 차지한다. 편안한 도심형 SUV에 고급스러움을 가미한 QM6 가솔린 모델의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최고의 차’라는 평가는 못 들어도 ‘가격 대비 흠 잡을 데 없는 차’라는 소리는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값을 제외하곤 가장 큰 돈을 써야하는 게 자동차다. 그런 평가를 받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