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러시아판 사드’ 시험발사 성공, 한국·주한미군·일본·대만 감시범위

입력 2018-12-28 04:00 수정 2018-12-31 17:34
러시아산 방공시스템 S-400 ‘트리움프’가 지난해 5월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 행사 리허설을 위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등장한 모습. S-400은 30㎞ 이하 저고도에서 비행하는 표적 36개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고 사거리는 400㎞에 달한다. S-400을 들여온 중국은 지난달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외신들이 27일 보도했다. AP뉴시스

중국군은 최근 ‘러시아판 사드(THAAD)’로 알려진 최신예 방공미사일 ‘S-400 트리움프(Triumf)’ 시험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과 주한미군, 일본, 대만 등을 감시범위에 넣어 미국과 동맹국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인민해방군 로켓군은 지난달 S-400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S-400은 250㎞ 떨어진 곳에서 초속 3㎞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모의 표적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2015년 S-400 포대 3기를 30억 달러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군이 S-400 시험발사를 한 건 처음이다.

S-400은 미국이 두려워하는 러시아 무기체계 중 하나다. 탄도미사일은 물론 F-35 등 미군의 스텔스 전투기까지 요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S-400의 해외 수출 사례는 중국이 처음이다. 미국은 중국의 S-400 구입이 대(對)러시아 제재 위반이라며 지난 9월 중국군 내 관련 부서와 책임자를 제재 명단에 올린 바 있다. 하지만 가격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인도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는 미국의 제재 위협을 무릅쓰고 지난 10월 50억 달러 규모의 S-400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이 S-400 포대를 어디에 배치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반도와 일본 열도에 배치된 미군을 견제할 수 있는 산둥성, 일본과 영토분쟁이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및 대만 감시가 가능한 푸젠성, 남중국해 일부를 영향권 안에 넣을 수 있는 하이난섬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남북한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북·중 접경지역에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

S-400 시험발사 사실이 공개된 건 미국에 맞서 중·러 군사 협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6월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양국 정상 간 ‘셔틀 외교’도 예정돼 있다.

한편 러시아군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을 뚫을 수 있는 신형 극초음속 핵미사일 ‘아반가르드(Avangard)’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미사일은 러시아 남부 돔바롭스키 지역에서 발사돼 동쪽으로 6000㎞ 떨어진 캄차카 반도에 위치한 가상 목표물에 명중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군은 2019년부터 새로운 대륙간 전략시스템을 보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휘했다고 타스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반가르드는 미국의 MD를 돌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아반가르드 속도는 음속의 20배인 마하 20에 달한다. 러시아 측은 아반가르드가 SM-3와 이지스 어쇼어, 사드 등 미국의 각종 미사일 요격 체계를 모두 무력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성은 이택현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