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대한항공을 개인물품 밀수에 동원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인천본부세관은 27일 해외에서 구매한 명품과 생활용품 등을 밀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를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녀는 2009년 4월부터 2018년 5월까지 260차례 시가 1억5000만원 상당의 해외 명품과 생활용품 1061점을 대한항공 회사 물품인 것처럼 위장해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구·욕조 등 시가 5억7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수입자를 대한항공 명의로 허위 신고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밀수와 허위신고 물품 중에는 시가 1600만원짜리 명품 가방과 1200만원짜리 반지, 3200만원대 소파 등도 포함됐다.
이들 총수 일가는 생활용품 등을 해외에서 구매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뒤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항공기 승무원 편이나 위탁화물로 국내로 배송하게 했다. 인천공항 근무 직원은 이를 회사 물품인 것처럼 위장해 밀반입하는 수법을 썼다. 이 과정에서 한진 총수 일가가 부담했어야 할 관세와 운송료 등 2억2000만원을 대한항공이 부담했다.
세관 당국은 세관 직원들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감찰을 벌여 대한항공 회사 물품 반입 시 검사 업무를 소홀히 처리한 세관 직원 등을 징계 처분했다고 밝혔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사실로 드러난 한진그룹 세모녀 밀수 의혹
입력 2018-12-27 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