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세 번 전화” 나경원 “연락 못받아”

입력 2018-12-26 20:14 수정 2018-12-26 22:26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세 번 하고 문자도 보냈는데….”(조명균 통일부 장관)

“저는 조 장관 전화번호도 모르거든요.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아요.”(나경원 원내대표)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은 주요 정당 가운데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만 불참한 채 진행됐다. 행사 시작 전 나 원내대표와 조 장관 사이에 ‘전화’ 신경전도 있었다.

조 장관은 판문역행 열차가 서울역을 출발하기 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나 원내대표에게 연락했느냐고 묻자 “전화를 세 번 했고, 문자메시지도 남겼다”고 답변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이미 착공식 불참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조 장관 발언이 보도되자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조 장관의)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 어떻게 연락을 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오후 한국당 의원총회에서도 “착공식에 대해 어느 누구도 와서 제게 설명한 정부 측 인사가 없다”고 했다. 이에 통일부 측은 “국회 채널을 통해 여러 차례 참석을 요청했으나 한국당에서 ‘입장을 정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남북 철도 착공식 자체를 ‘실체 없는 이벤트’라고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착공 없는 착공식을 꼭 해야 하나”라며 “그야말로 착공식을 가불한 셈인데 국가의 격이 이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상장기업 같으면 주가조작 의혹을 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나’는 발언으로) 우리 기업인들과 장관을 모욕했던 북한 리선권이 한마디 사과도 없이 착공식 대표로 참석한다”면서 “우리를 우습게 보는 일이자, 국격과 국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도 “소요 예산 추계나 사업 계획, 법적 근거가 모두 없는 행사”라며 “지지율이 ‘데드크로스’를 찍은 문재인 대통령의 여론조작용 착공식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지호일 이종선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