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유명 소프트웨어(SW) 인재양성소 ‘에꼴 42’를 벤치마킹한 교육기관이 내년 9월 서울·수도권에 설립된다. 또 일반 대학원 3곳에는 석박사급 인공지능(AI) 인재를 양성하는 AI 학과가 신설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4차 산업혁명 선도인재 집중양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8월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했던 4차 산업혁명 인재 1만명 양성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2023년까지 총 57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자해 AI와 클라우드, 가상현실(VR) 등 4차 산업혁명 혁신기술 분야의 석·박사급 인재를 길러내는 게 목표다.
먼저 한국판 에꼴 42인 ‘이노베이션 아카데미’(가칭)를 설립해 내년 9월부터 운영한다.
에꼴 42는 교수와 교재, 학비 없이 실습 중심의 교육을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프랑스 교육기관이다. 2023년까지 매년 SW 고급인력 500명씩 총 2500명을 배출하는 게 목표다. 교육기간은 2년이며 학교운영비와 학비는 정부가 지원한다.
아울러 일반 대학원 3곳을 선정해 내년 9월부터 AI 학과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석·박사급 AI 인재 860명을 배출하고 우수 교수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화 교육과정 개설 및 연구 몰입환경 조성, 산학협력 활동, 국제 공동연구 지원에도 투자한다.
8대 혁신산업에 특화된 실무인재 7000여명도 양성할 방침이다. 졸업예정자와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산업 전문가 멘토링, 6개월 1000시간 내외 프로젝트 수행 기반 교육 훈련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국내 석·박사급 인재를 해외 대학과 연구소, 기업 등에 파견해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4차 산업혁명 분야의 인력난은 전 세계적인 고민이다. 중국 텐센트가 내놓은 ‘2017 글로벌 AI 인재 백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필요한 AI 인력은 당장 100만명에 이르지만 공급은 30만명에 불과하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역시 국내 석·박사급 AI 인재가 오는 2022년까지 7260명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2013·2015년부터 대대적인 AI 투자에 들어간 미국·중국은 그나마 유리한 입장이다. 중국 칭화대학교가 발간한 ‘2018 중국 인공지능 발전보고서’에 따르면 AI 전문인력 수는 미국(2만8536명)과 중국(1만8232명)이 전 세계 1·2위에 올랐다. 한국은 10위권 밖이다. 이에 삼성전자 등 한국 IT기업들은 올해 해외 AI 연구 거점을 늘리는 등 인재 영입전에 본격 돌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다음 달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국제전자박람회(CES) 2019’에서 AI을 활용한 사내벤처 우수 과제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삼성전자는 별도 C랩 전시관을 마련해 개인 방송 크리에이터용 가상광고 서비스 ‘티스플레이’ 등 우수 과제 8개를 선보일 계획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한국판 ‘에꼴 42’ 내년 9월 설립, 4차혁명 인재 양성 시동
입력 2018-12-26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