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산타 랠리’를 내심 기대했던 전 세계 증시가 오히려 ‘크리스마스 악몽’을 맞았다. 미국 뉴욕 증시가 크리스마스이브에 다시 급락한데 이어 일본 도쿄 증시도 25일 1년여 만에 닛케이지수 2만선이 무너지는 등 폭락세를 연출했다.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하락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53.17포인트(2.91%) 급락한 2만1792.2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65.52포인트(2.71%) 내린 2351.10, 나스닥지수는 140.08포인트(2.21%) 떨어진 6192.92로 장을 마감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1% 이상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 등 주요국 증시에선 연말 증시가 반짝 상승하는 ‘산타 랠리’를 선보였지만 올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 경기 둔화 우려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흔들기’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연준을 비난하자 뉴욕 증시의 낙폭이 더 커졌다.
뉴욕 증시 폭락은 아시아 증시 급락으로 이어졌다. 특히 25일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5.01%(1010.45포인트) 폭락한 1만9155.74로 장을 마쳤다. 닛케이지수 2만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1년3개월 만이다. 토픽스도 4.88% 하락한 1415.55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 증시는 오후에 낙폭을 좁혔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오전 한때 2.4% 떨어졌으나 결국 0.88% 하락한 2504.82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성분지수도 0.81% 하락에 그쳤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한때 1.3%, 베트남 VN지수는 약 1.8%, 싱가포르 STI는 0.16%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베어마켓(약세장)’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CCB인터내셔널시큐리티스의 마크 졸리는 “최악은 내년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즈호뱅크 전략책임자 비슈누 바라탄은 “떨어지는 칼(falling knives)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말 코스피도 ‘유종의 미’를 거두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코스피는 24일 2050선까지 밀려난 상황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증시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연말 배당 수요 등이 낙폭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조민아 나성원 기자 minajo@kmib.co.kr
산타랠리 물거품 ‘블랙 크리스마스’, 코스피 안갯속 전망
입력 2018-12-26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