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성탄절인 25일 노동운동가 출신인 박노해 시인의 시를 언급하며 “성탄절 아침, 우리 마음에 담긴 예수님의 따뜻함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박 시인의 ‘그 겨울의 시’ 일부 구절을 올렸다. 문 대통령이 인용한 시구는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 할머니는 이불 속에서 혼자말로 중얼거리시네/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 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라는 세 구절이다.
문 대통령은 “애틋한 할머니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이라며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박 시인의 시가 문 대통령이 국정 3년차를 맞아 강조하고 있는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 개념에 부합해 성탄 메시지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성탄절 메시지를 낸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성탄절 때는 그 나흘 전에 발생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감안해 별도의 메시지 없이 성탄 음악회에만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시절 자신의 트위터에 “힘들고 어려운 분들에겐 위로가, 춥고 외로운 분들에겐 따뜻함이 골고루 함께하는 성탄절이 되길 기원한다”고 썼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선물한 풍산개인 ‘곰이’가 최근 낳은 새끼 여섯 마리가 목도리를 두른 사진도 게시했다.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와 만난 서광지역아동센터 어린이들이 뜨개실로 만들어준 목도리를 두른 곰이 새끼들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하루 연가를 내고 부인 김 여사와 함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으로 내려갔다. 문 대통령 내외는 양산 덕계성당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올렸다. 문 대통령은 주말부터 이어진 나흘간의 휴식을 마치고 26일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며 업무에 복귀한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성탄 메시지 “애틋한 할머니의 마음이 예수님 마음”
입력 2018-12-25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