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설교] 월드비전과 하나님 나라 사역

입력 2018-12-27 00:03

믿음으로 살아가는 현대의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본질적인 신앙생활의 주제는 무엇일까요. 단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달 월드비전과 중앙아메리카의 엘살바도르를 다녀왔습니다. 현장에서 고통 받는 어린이를 만나면서 진정 예수의 복음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또 월드비전의 정신과 비전을 새롭게 깨달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월드비전은 인간의 고통을 보고 아파하는 ‘하나님의 아픔’에 의해 잉태돼 세상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1950년 한국전쟁 한복판에서 전쟁의 참상을 보며 하나님의 심장이 깨지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낀 사람이 있었습니다. 미국 출신의 젊은 복음전도자 로버트 윌라드 피어스 목사였습니다. 밥 피어스라고도 불린 그는 1949년 9월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한국교회 300만 구령운동 복음전도집회 강사로 한국인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습니다.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50년 10월 ‘크리스천 다이제스트’ 종군기자로 위험과 고통이 가득한 한반도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그는 전쟁에 대한 기사와 사진을 필름에 담아 기록영화를 만듭니다. 그의 보도와 영화는 독자와 관람객들을 크게 감동시켰습니다. 그는 자신의 성경 맨 앞에 이런 기도를 적었습니다. “하나님의 심장을 깨어지게 하는 일에 제 심장도 깨어지게 하소서!”

밥 피어스의 기도는 하나님의 고통과 함께하려는 결단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 기도는 월드비전의 기도가 됐고 월드비전이 지향해야 할 사역 방향이 됐습니다. 그는 한국전쟁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복음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됩니다. 그분께서 준 복음은 말로 전해질뿐 아니라 사랑 실천으로도 전해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주님께서 월드비전을 만드신 목적은 지구촌의 가난하고 억압된 사람을 긍휼로 안으시고 돌보기 위해서임이 분명합니다. 월드비전은 하나님의 목적을 위해 태어난 하나님 나라 선교의 도구입니다. 하나님은 최악의 시대에 교회를 통해 월드비전을 출범시키셨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은 인간의 근원적 변화와 정의구현 실현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러므로 월드비전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권세, 사랑으로 무장된 교회와 동역할 때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께서 이 세상 마지막 때에 어떤 기준에 의해 영생과 멸망이 이뤄지게 될 것인지를 양과 염소의 비유로 말씀한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두 가지 심판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하나는 하나님을 인정하느냐, 인정하지 않느냐에 따른 천국과 지옥에서의 심판입니다. 다른 하나는 얼마나 믿음을 행하고 살았느냐에 따른 상급의 심판입니다.

“양은 그 오른편에 염소는 왼편에 두리라…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33~36절)

본문은 오른편에 있는 자들이 복을 받는 건 신앙인으로서 고통 받는 자를 외면치 않고 도왔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40절) 주님은 우리가 그분에게 잘하는 것보다는 믿음으로 고통 받는 자를 위로하고 이들에게 잘 대해주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고통 받는 이웃이 감옥에 갇히면 찾아가기도 하고 병들었을 때엔 병원에도 가야 합니다. 굶주릴 때에는 먹을 것도 주어야 합니다.

나눔은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의미와 목적을 이루는 복된 일입니다. 밥 피어스 목사처럼 반드시 ‘하나님의 심장을 깨어지게 하는 일’에 대응하려고 행동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 됩시다. 축제보다는 섬김과 나눔이 있는 연말연시가 되시기를 소원합니다. 주님의 말씀에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

박귀환 충남 아산 생명샘동천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