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을 위한 시정(市政), 현장에 답이 있다.”
지난 17일 오후 4시30분. 경북 포항시 폐철도부지에서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간부 공무원 30여명이 난상토론을 펼쳤다. 민선 7기 들어 두 번째로 열린 ‘길 위의 포럼’이다. 참석자들은 포항시내 안포건널목에서 유성여고 앞까지 왕복 11.4㎞를 걸으며 폐철도부지 도시 숲 조성과 관련한 시민들의 건의사항을 확인하고 사업 추진내용에 대해 논의했다.
또 구간 내 경관조명 등을 점검하고 옛 포항역 복합개발사업 구간주변을 안심거리로 조성해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기존 구간에 스마트 콘텐츠를 보완하고 새롭게 조성될 구간과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즉석 토론도 진행했다. 해당 구간은 시민들이 1차 구간과 2차 구간을 연결해 도심을 가로지는 녹색벨트로 조성하자고 건의해 왔던 곳이다. 앞서 지난달 29일에도 야간에 철길 숲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오후 4시부터 어둠이 깔리는 늦은 시간까지 이 시장과 공무원들은 이곳을 현장 탐방했다.
포항시는 2014년 이강덕 시장이 취임하면서 제안한 현장답사 프로그램 ‘길 위의 포럼’을 통해 격식 없는 토론으로 새로운 시책을 개발하고 부서 간 협업과 정보 공유로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고 있다. 이후 올해까지 5년간 이어지고 있는 ‘길 위의 포럼’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2016년 수차례 현장 답사 끝에 조성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포항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됐고, 지난 6월에는 폐철도부지를 도시 숲으로 조성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힐링 산책공원으로 만들었다. 지난 10월 태풍 ‘콩레이’ 내습 당시 상습침수지역의 침수 피해를 사전에 예방한 것으로 평가된 도시 침수대비 구축사업도 ‘길 위의 포럼’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보수적인 공직사회의 눈길도 바뀌고 있다. 포럼에 참석했던 한 공무원은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5년간 길 위의 포럼이 이어지면서 공무원 사회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자신의 업무는 물론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현안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민원인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무실에서 서류만 만지작거리던 구태를 벗어나 지역의 산적한 현안들에 대해 직접 현장을 확인하고 해결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현안에 대한 담당 부서와 협업 부서 간 논의도 치열해 졌다. 주요 사업은 물론 시급한 민원 해결을 위해 관련 부서 관계자들이 수시로 소통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시정발전에 대해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이제는 필수가 됐다. 이강덕 시장은 “지역의 산업구조와 도시환경, 복지여건 등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에 길 위의 포럼이 중요한 초석이 됐다”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포항건설을 위해 민생현장에서 시정을 살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포항 ‘길 위의 포럼’ 5년… 공직사회 마인드 변화 바람
입력 2018-12-25 2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