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 사태와 지지율 하락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하루 연차휴가를 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주말부터 성탄절까지 내리 나흘간 쉬면서 내년 국정 운영 구상을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초에는 중폭의 청와대 조직 개편을 단행해 공직기강 쇄신에 나설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하루 연가를 낸 문 대통령은 모친 강한옥 여사 등 가족과 함께 성탄절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올해 총 21일의 연가 중 12일을 사용(소진율 57%)했다. 휴식기간 문 대통령은 특감반 사태 수습책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문제, 경제 현안, 신년사 등에 대해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윤종원 경제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의겸 대변인 등 청와대 주요 참모들도 연가를 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돌아가면서 쉬기로 했다. 올 한 해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 등을 거치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다잡고 가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잇단 송년회를 통해 청와대 참모와 국무위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청와대 수석들을 관저로 불러 송년 만찬을 열고 “좀 더 고생해 달라”고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반밖에 지나지 않았다. 자기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운 때다. 지치지 말고 맡은 바 일들을 충실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28일에는 국무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송년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각 부처를 향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내년 초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의전비서관과 국정홍보비서관, 과학기술보좌관 등 비어 있는 자리만 채우는 소폭 개편이 논의됐지만 조직 쇄신 차원에서 기존 비서관도 교체하는 중폭 개편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책실 내 미세먼지 담당 비서관 등이 바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당이 경질을 요구하는 조국 민정수석은 그대로 둘 방침이다.
총선 출마자도 변수다. 최근 청와대는 참모들을 대상으로 2020년 총선 출마 희망 여부를 조사했다. 백원우 민정비서관, 송인배 정무비서관, 권혁기 춘추관장 등 10명 안팎의 참모가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배 정책조정비서관, 김우영 제도개혁비서관 등 지난 8월 임명된 참모들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청와대에 남아 있을 예정이다. 결국 내년 초 10명 이상의 참모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7∼21일 전국 유권자 251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1.4% 포인트 내린 47.1%로 집계됐다. 이는 리얼미터 주간 집계 기준으로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최저치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연차 낸 문 대통령 ‘성탄절 구상’, 연초 중폭 개편으로 쇄신
입력 2018-12-24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