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이 나는데… 토트넘 ‘손’ 빠지는 상황 걱정 태산

입력 2018-12-24 19:0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2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손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6대 2 대승을 이끌었다. AP뉴시스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공격 본능이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폭발하고 있다. 두 경기당 한 경기 꼴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해 내심 우승에 도전하는 소속팀 내에서의 존재감이 커졌다. 다음 달 아시안컵에 손흥민을 보내야 하는 토트넘 입장에선 손흥민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 고민거리다. 반면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대표팀에서의 활약 기대감은 높아졌다.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전반 27분 동점골, 4-2로 앞선 후반 16분 추가 골을 터뜨렸다. 후반 29분에는 해리 케인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팀의 6대 2 대승을 이끌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7·8호골이자 두 번째 멀티 골이다.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정규리그 51번째 공격 포인트(35골, 16 어시스트)도 달성했다.

평점 역시 인상적인 활약에 걸맞게 부여됐다. ESPN은 “만점은 희귀하지만 크리스마스잖아”라며 최고점인 10점을 줬다. 후스코어닷컴도 만점에 가까운 9.9점으로 평가했다. 또 손흥민은 경기 후 BBC가 발표한 ‘18라운드 베스트 11’ 공격진에 피에르 오바메양(아스널),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어리그는 이날 손흥민의 활약과 관련해 공식 트위터에 ‘손타클러스 마을에 오셨네(Sonta Clause came to town)’라는 멘션을 날렸다.

이달 들어 손흥민의 몰아치기가 가세하면서 토트넘도 선두권에서 이탈하지 않고 페이스를 유지하게 됐다. 손흥민은 12월에만 전체 7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하는 등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세 번째 ‘이달의 선수’를 노리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3일 아스널과의 원정 경기에서 2대 4로 역전패 한 것을 제외하면 이달 들어 4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승점 42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는 토트넘은 선두 리버풀과는 6점차지만 2위 맨체스터 시티와는 2점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맨체스터 시티는 이달 들어 첼시 원정경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홈경기에서 일격을 당하면서 흔들리고 있다.

토트넘 입장에선 58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다음 달 손흥민의 아시안컵 공백이 해결 과제다. 토트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DESK(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손흥민, 해리 케인) 라인’에서 손흥민이 이탈할 경우 전력 유지가 쉽지 않다.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저메인 제나스는 “토트넘은 1월 내내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케인, 에릭센, 알리가 부상을 입을 경우 토트넘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도 이날 경기 후 “과거 시즌과 비교하면 우리는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진정한 우승 후보가 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다음 달 14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경기를 치른 후 아시안컵이 열리는 아랍에미리트로 떠난다. 대표팀이 결승에 오를 경우 풀럼(1월 21일), 왓포드(1월 31일), 뉴캐슬(2월 2일)과의 경기 출전이 어렵다. 첼시와의 카라바오컵 4강 1차전(1월 23일)에도 뛸 수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중국(1월 16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까지 손흥민을 활용하기 어렵지만 이후 경기에선 손흥민을 앞세워 공격 전술을 다양화할 수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