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에 전통의 라이벌 FC 서울과 수원 삼성이 맞붙는 ‘슈퍼매치’가 있다면 한국프로농구(KBL)에는 재계 라이벌이자 연세대 선후배 출신 스타감독들이 버티는 서울 SK(감독 문경은)와 서울 삼성(감독 이상민)의 ‘S-더비’가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 중위권 다툼을 하던 이들 두 팀이 나란히 부진에 빠지며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SK(9승 16패)와 삼성(6승 20패)은 시즌의 거의 절반을 치른 24일 현재 9위와 꼴찌인 10위에 올라 있다. SK와 삼성은 23일 열린 2018-2019 KBL 정규시즌 경기에서 각각 창원 LG와 전주 KCC에 패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 SK의 추락은 충격적이다. 시즌 초 애런 헤인즈의 부상 공백은 대체 외국인선수으로 출전한 리온 윌리엄스(원주 DB)가 메웠다. 하지만 개막 직전 최준용, 시즌 중 안영준이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겹쳤다. 두 선수는 SK 포워드 농구의 핵심이다.
긴 재활 뒤 돌아온 헤인즈도 제몫을 하지 못했다. 헤인즈는 11경기에 출전해 17.3득점 9.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투율도 39.7%에 불과했다.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 중 하나로 불리는 그의 명성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수치다. 지난달 29일 오데리언 바셋(평균 15.1득점)을 보내고 영입한 단신 외국인 선수 마커스 쏜튼은 더 실망스럽다. 쏜튼은 7경기에서 10.7득점 1.7리바운드 1.6어시스트에 그쳤다. 야투율은 27.5%로 저조하다.
지난 시즌 현역 최고 외국인 선수 라건아(울산 현대모비스)를 데리고 있던 삼성은 올 시즌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고민했다. 개막전 용병 벤 음발라와 글랜 코지가 모두 퇴출됐다. 가드 이관희가 국내 선수 평균 득점 4위(14.5점)로 분전 중이나 주전 포인트가드 김태술마저 13일 경기 이후 갈비뼈 부상으로 빠졌다.
삼성은 매 경기 접전에서 약하다. 올 시즌 6점차 이내로 마친 10경기에서 2승 8패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막판 역전당한 9일 LG전 뒤 “어떻게 졌는지도 모르겠다. 황당하게 패했다”고 아쉬워했다.
두 팀 모두 반등 요소는 있다. SK는 이미 최준용이 복귀해 23일 LG전에서 14득점 11리바운드로 건재를 과시했고 빠르면 28일 부산 KT전에 안영준이 복귀할 예정이다. 다시 부상으로 4주간 빠진 헤인즈 대신 뛸 듀안 섬머스는 첫 두 경기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은 음발라의 대체 선수인 유진 펠프스가 13경기 평균 27.2득점으로 제임스 메이스(27.1득점)를 제치고 득점 선두에 올랐다. 베테랑 포워드 김동욱도 한 달이 넘는 결장 끝 지난 23일 복귀해 8분여를 뛰었다.
성탄절인 25일 S-더비가 열린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라이벌전 승리의 의미는 값지다. 벼랑 끝에 몰린 두 팀 중 어느 팀이 승리하며 반전의 기틀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꼴찌권 맴맴… 농구판 ‘서울 형제’ 동병상련
입력 2018-12-24 1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