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됐습니다. 역사를 주관하신 하나님의 지혜와 섭리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어 자신들의 종교력을 갖고 있고 심지어 주체 연호를 사용하는 북한이라 하더라도 예수님이 이 땅에 성육신하여 탄생하신 날을 기준으로 BC(그리스도 이전)와 AD(주님 이후)로 시간의 흐름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참으로 개인은 물론 이 세상의 역사(History)를 예수님의 이야기(His Story)로 만들어 가시는 위대한 드라마 작가이십니다. 개인과 사회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강물에 밀려가며 일이 되듯 모든 일들은 결국 하나님께서 창세전부터 계획하시고 순간순간도 역사해 나가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간은 그냥 흐르는 대로 흘러가는 ‘크로노스’의 시간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뤄져가는 ‘카이로스’의 시간입니다. 카이로스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소망으로 살아가야 할까요. 그 답은 천사들이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목동들에게 전해주었다는 사실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천사들은 그 놀라운 탄생의 소식을 왜 미천한 목동들에게 전했을까요. 그 당시 목동은 개똥 수거자 다음으로 가장 미천한 계층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어 법정에서 아예 증인으로도 설 수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도 본인을 목자로 지칭하실 때 반드시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요 10:11~15)라며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목자와 구별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천사들은 그날 밤 목동들에게 온 인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예수님의 놀라운 탄생 소식을 전해준 것일까요.
흥미로운 사실은 그렇게 수천 년 간 메시아가 이 땅에 오실 것을 기다리며 철저한 금욕적 신앙생활을 하던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 제사장 가운데 어느 누구도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찾던 동방박사들에게 “메시아가 탄생한다면 베들레헴일 것”이라고 알려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베들레헴에서 예루살렘까지는 불과 8㎞의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예수님을 찾아오진 못했습니다.
만일 천사들이 당시 바리새인이나 대제사장 같은 종교인들에게 나타나 예수님 탄생 소식을 전해 줬다면 그들도 분명 베들레헴을 찾아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천사들은 예루살렘과 베들레헴 사이에 있는 ‘보아스의 들’이라는 들판에서 양을 치던 목자들, 레갑 족속의 목동들을 찾아갑니다. 이렇게 천사들이 예수님 탄생의 소식을 알려준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지역은 원래 ‘포도원의 집’이라고 불릴 정도로 포도 농사를 주업으로 하던 곳입니다. 레갑 족속은 포도원 농사를 지으면서 편한 정착 생활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조상 요나답처럼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본이 되기 위해 포도주를 마시지 않고 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포도 농사도 하지 않고 거처할 집도 짓지 않으며 목동으로서 살아갔습니다.
“우리가 레갑의 아들 우리 선조 요나답이 우리에게 명령한 모든 말을 순종하여 우리와 우리 아내와 자녀가 평생 동안 포도주를 마시지 아니하며 살 집도 짓지 아니하며 포도원이나 밭이나 종자도 가지지 아니하고 장막에 살면서 우리 선조 요나답이 우리에게 명령한 대로 다 지켜 행하였노라.”(렘 35:8~10) 즉 천사들은 예수님의 탄생 소식을 삶의 모든 소망으로 삼고 기다리던 레갑 족속 목동에게 가장 먼저 전해준 것입니다.
성탄절이 지나고 이제는 새해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새해가 오기 전 레갑 족속 목자들처럼 다시 오실 예수님의 재림 소식을 소망합시다. 예수님의 탄생으로 시작된 복음의 소식을 한 사람에게라도 더 전해주며 한 해를 마무리하길 소망해 봅니다.
임헌만 목사(서울 행복드림교회)
[오늘의 설교] 하나님의 드라마
입력 2018-12-26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