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등 서방에서 중국 정보기관이 개입된 산업스파이 및 해킹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중국 국가안전부(MSS)의 실체는 무엇일까.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화웨이 멍완저우 체포 사태 보복 성격의 ‘캐나다인 2명 구금’ 사건, 정부기관·기업 해킹 사건, 미 항공기 제조업체 제너럴일렉트릭(GE) 자료 유출 시도 사건 등에서 중국 국가안전부가 배후로 지목됐다고 23일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최근 10여개국 정부기관과 미국 기업을 해킹해 안보 관련 정보와 영업기밀 등을 빼돌린 혐의로 중국인 해커 2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중국 국가안전부가 관여하는 ‘APT 10’ 해킹단체에서 일해 왔다. 이들은 미 해군과 항공우주국(NASA), 방위산업체, 우주·위성 기술 관련 회사, 통신기술회사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
지난 10월 말에는 미국과 프랑스 우주항공업체 컴퓨터를 해킹한 혐의로 중국인 10명이 기소됐다. 여기에는 국가안전부 장쑤성 지부의 정보장교 2명과 해커 6명 등이 포함됐다. 이들을 지시한 쉬옌쥔은 국가안전부 장쑤성 지부 부국장급으로 GE 항공부문 등 미 항공우주 기업들의 자료를 빼내려다 지난 4월 벨기에에서 체포됐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미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같은 업무를 맡고 있는 조직이다. 정확한 실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해외에서 스파이 활동과 해킹 등을 통해 각종 정보와 기술을 빼돌리고 중국 내에서는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들을 감시하는 등 광범위한 분야를 담당한다.
지난달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중국 텐저연구소의 성훙 소장이 하버드대 세미나 참석차 출국하려는 것을 제지한 것도 국가안전부다. 2016년에는 스웨덴 인권운동가 피터 달린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체포해 3주간 구금하다 추방하기도 했다.
1983년 설립된 국가안전부는 CIA나 영국정보국(M16)과 달리 공식적인 웹사이트나 공개된 연락처, 대변인도 없이 철저하게 비밀리에 운영된다. 국내외 개인 및 기관 감시를 위해 다양한 첩보활동을 수행하고, 경찰처럼 관련자를 15일간 구금하는 수사권도 보유하고 있다.
국가안전부의 수장인 천원칭은 줄곧 공안 분야에서 일한 인물이다. 쓰촨성 국가안전청장을 지낸 그는 공산당 중앙기율위 부서기로 왕치산 당시 서기와 함께 반부패운동을 펼치는 등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국가안전부 수장 외에 부부장급(차관급) 이하는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 과거 부부장을 지낸 마젠과 추진은 2015년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링지화 전 중앙통일전선공작부장 등의 ‘반시진핑 쿠데타 모의’에 연루된 혐의로 체포되면서 신원이 공개됐다. 국가안전부는 장쩌민 전 주석 파벌의 수중에 있었으나 시 주석의 반부패운동이 시작되면서 대대적으로 물갈이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베일속 中 국가안전부… 공식 홈피·연락처 없이 비밀리 운영
입력 2018-12-23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