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1학년 조대성(16·대광고)이 국내 최고 권위의 전국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 준우승을 차지했다. 16세의 선수가 결승까지 오른 것은 탁구선수권 역사상 처음이다. 비록 결승에서 국가대표 선배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에게 무릎 꿇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조대성은 한국 탁구의 미래를 이끌 신성으로 밝게 빛났다.
조대성은 23일 제주 사라봉체육관에서 열린 제72회 전국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장우진에게 0대 4로 완패했다. 1947년 창설된 전국종합탁구선수권대회는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탁구 선수가 참가해 국내 최정상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대회다. 조대성은 이날 장우진을 상대로 2세트에서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기도 했지만, 경험과 힘에서 밀리며 아쉽게 졌다. 조대성은 이날 대회 최우수 청소년 선수(유스 MVP)로 선발됐다.
2002년 10월생인 조대성은 남자선수로서는 가장 어린 나이에 결승에 올랐다. 대한탁구협회에 따르면 안재형 전 여자 탁구 대표팀 감독이 18살에 1983년 대회 단식 결승에 올라 우승한 것이 이전까지 최연소 결승 진출 기록이다.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19살에야 이 대회 결승에 올랐다. 여자부에서는 이에리사 전 국회의원이 1969년 15세의 나이로 우승한 적 있다.
조대성은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지난해 제71회 선수권 대회에서도 대광중 3학년 조대성은 당시 세계 랭킹 10위인 이상수를 8강전에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중학생이 남자 단식 4강에 진출한 첫 사례였다. 조대성은 그때에도 4강에서 장우진을 만나 0대 4로 패했다.
한국 탁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조대성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한층 성장했다. 그의 삼촌이자 은사인 조용순 경기대 탁구부 감독은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대성이가 결승전까지 올라가며 쉽게 포기하지 않는 법을 배운 것 같다. 예전보다 끈질기게 공을 넘겼고, 범실도 줄었다”라고 평가했다. 조대성은 내년 초부터 개인 코치를 섭외해 국내외 대회를 집중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2020 도쿄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같은 날 열린 여자부 단식에서는 서효원(한국마사회)이 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서효원은 결승전에서 만난 지난해 우승자 전지희(포스코에너지)를 4대 2로 꺾었다. 서효원은 1세트와 2세트를 내주고도 4게임을 연이어 따내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핑퐁 돌풍’ 16세 조대성, 대성 예감
입력 2018-12-23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