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성비 전략으로 중국 업체에 ‘맞불’ LG전자, 브랜드 이미지 높여 신뢰회복에 박차

입력 2018-12-23 19:49

중국 업체의 추격으로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는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반격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가성비’를 내세워 중국 업체에 맞불 전략으로 나선다. LG전자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통해 소비자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는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3%, 25% 줄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레노버를 제외하곤 모두 출하량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시장 수성을 위해 가성비 전략을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의 내년 중가 시장 전략을 보여주는 제품은 최근 중국에서 공개된 A8s와 A6s 두 가지다. A8s는 세계 최초로 화면 상단에 구멍을 낸 ‘핀치홀’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인피니티-O’라고 명명했다. A8s 중국 출시 가격은 2999위안(약 48만원)에 책정됐다. 첨단 기술을 중가폰에 먼저 선보여 중국 업체와 가성비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가 최초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시장에 선보인 A6s다. ODM은 제조업체가 개발, 생산 등을 모두 담당하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브랜드를 붙여서 파는 방식이다.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력으로 맞붙기 위해서 현지 중국 업체의 힘을 빌리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가성비 전략은 고동진 IT·모바일부문 사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구상해 왔다. 삼성전자는 고 사장을 그대로 유임하면서 내년 스마트폰 시장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LG전자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인 권봉석 사장이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장까지 겸임하도록 인사를 단행했다. MC상품기획그룹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권 사장은 올레드 TV를 성공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올레드 TV의 1등 DNA를 MC사업본부에 이식해 만성 적자를 벗어나라는 임무를 받은 셈이다.

권 사장 부임 이후 LG전자 스마트폰 기조가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들어 기본기를 강조하면서 소비자 신뢰 회복에 중점을 뒀다. 여기에 과거 ‘초콜릿폰’ 성공 경험이 있는 인물들을 포진시켜 소비자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일 것으로 예상한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한국, 미국 시장이 중심이다. 미국에서는 올 3분기 17%의 점유율로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지켰다. 중국 업체와 가격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닌 만큼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 LG전자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