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교사 살인사건 용의자 9년 만에 구속… 경찰, 새로운 증거 제시

입력 2018-12-23 19:42

2009년 제주에서 발생한 보육 여교사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택시기사 박모(49)씨가 구속됐다.

박씨는 지난 5월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법원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기각하면서 한 차례 구속을 피했으나 보강수사를 통해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면서 지난 21일 구속됐다.

제주지법 임대호 부장판사는 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 발부 사유에 대해 임 부장판사는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 우려가 있으며, (지난 5월) 영장 기각 이후 범죄 혐의를 소명할 증거가 추가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2009년 2월 1일 제주시 용담동에서 자신이 몰던 택시에 탑승한 보육교사 이모(당시 27세·여)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애월읍 고내오름 인근 배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경찰은 이씨의 옷 어깨 부분과 피부조직에서 2∼3㎝ 크기의 실오라기 몇 점을 발견해 미세증거 증폭 기술을 이용, 박씨가 사건 당시 착용한 셔츠와 같은 종류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법원은 범죄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이후 7개월 동안 박씨의 택시 운전석과 뒷좌석, 차 바닥 등에서 이씨가 당시 착용했던 옷과 유사한 실오라기를 추가로 발견했고 이씨의 가방과 치마, 휴대전화에서도 박씨가 당시 착용한 셔츠와 비슷한 실오라기를 발견했다.

또 사건 당시 CCTV 장면에 대한 추가 보정작업을 통해 이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택시 차종과 색깔이 박씨가 몰던 택시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박씨는 아직도 범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