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0% 제로페이 서울, 금액 입력·결제 완료하는 데 3초

입력 2018-12-20 21:24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한 뒤 ‘제로페이 서울’로 결제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가맹점 QR코드를 촬영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2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서소문동의 한 카페. 입구에는 푸른색의 제로페이 광고 현수막이 서 있고, 출입문에는 ‘제로페이 서울’ 가맹점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메뉴를 주문하는 카운터에 앞에 서자 제로페이 QR코드가 눈에 들어왔다.

레몬아이스티를 주문하면서 “제로페이로 결제하겠다”고 말하고 페이코 애플리케이션(앱)을 열었다. 이날부터 페이코(NHN페이코주식회사)를 비롯한 뱅크페이(은행 공동앱), 네이버페이(네이버), 머니트리(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하나멤버스 앱에는 제로페이 서울 결제를 지원하는 별도 메뉴가 적용됐다.

제로페이 탭을 누르자 QR코드 스캔용 화면이 떴고 매장에 비치된 QR코드에 갖다 대자 결제창으로 넘어갔다. 금액 ‘2000원’을 입력한 뒤 카페 직원이 이를 확인했다. 결제 버튼을 누르자 기존에 입력해 둔 정보로 인증이 이뤄졌고, 계좌에서 금액이 자동 인출됐다. 금액을 입력하고 결제가 완료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3초에 불과했다.

카페 주인의 휴대폰에서는 결제 내역이 바로 조회됐다. 손님이 어떤 앱을 사용해 얼마를 결제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제로페이를 통한 하루 매출도 실시간으로 정산됐다. 이날 오전 8시에 문을 연 이 카페에서 오전 10시까지 제로페이로 결제된 매출은 1만2000원이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제로페이 서울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소상공인 가맹점주는 결제수수료 부담이 최대 0%(연매출 8억원 이하 소상공인)로 줄어들고 소비자는 40%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제로페이 서울 시범서비스에는 강남터미널 지하쇼핑센터와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를 비롯해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 BHC, 롯데리아·엔제리너스·크리스피크림도넛 등 26개 프랜차이즈의 본사 직영점도 참여한다.

이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로페이 이용 확산 결의대회’ 후 인근 가맹점에서 커피 2잔을 직접 결제했다. 박 시장은 “서울에만 100만명, 전국적으로 50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이 힘든 영업환경에 처해있다”며 “영업이익의 30~50%까지 차지하는 카드수수료가 (제로페이를 통해) 제로화 될 수 있다면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들의 큰 부담이었던 카드 결제 수수료를 없앴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시범 서비스 중이어서 소비자가 결제 금액을 직접 입력해야 하는 번거로운 점이 있다. 또 가맹점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하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는 내년 3월부터는 판매자가 소비자 QR코드를 스캐너로 찍기만 하면 결제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폰 접촉으로 결제가 이뤄지는 NFC결제 방식도 도입한다. 또 제로페이 사용처와 혜택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세종문화회관 입장료 할인, 서울시립교향악단 티켓 할인 등 공공시설 할인 혜택을 늘려나가고 공공자전거 따릉이나 공공주차장 이용에도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갈 방침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