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5G 입힌 스마트팩토리 청사진 공개

입력 2018-12-20 19:18
SK텔레콤 모델들이 20일 경기도 안산시 스마트팩토리 연구단지 내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레고 블록처럼 뗐다 붙일 수 있는 컨베이어 벨트 ‘5G 스마트 유연생산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20일 경기도 안산시 스마트팩토리 연구단지 내 ‘스마트제조혁신센터’. 엔지니어가 버튼을 누르자 공중전화 박스만한 육중한 부스가 천천히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부스 안에는 공산품 제조 마무리 공정에 필요한 컨베이어 벨트 끝단이 들어 있었다. ‘좌향좌’를 마친 부스는 바퀴를 굴려 길게 나열된 기존 부스 쪽으로 다가갔다. 거리가 좁혀지자 부스는 우주선 도킹하듯 조심스레 다가가더니 마침내 합체했다. 원재료 투입부터 포장까지 끝낼 수 있는 생산 라인 하나가 만들어진 것이다.

송병훈 스마트제조혁신센터장은 “과거에는 ‘한 번 라인은 평생 라인’이었지만 앞으로는 레고블록처럼 유연하게 결합·분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날 미래 5G 스마트팩토리 청사진을 공개했다.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려는 기업에 5G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단말 등을 패키지로 묶어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스마트팩토리는 재고관리·생산·물류 등 공장 운영 전반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을 통칭한다.

SK텔레콤의 주 역할은 기존 공장 설비에 무선통신인 5G를 적용·관리하는 것이다. 기존 설비들은 주로 유선 인터넷으로 연결돼 위치를 옮기거나 재배치할 때 한계가 뚜렷했다. 유선 인터넷의 대안으로 무선통신인 와이파이를 이용하기도 했지만 이 경우에도 들쑥날쑥한 품질과 통신범위가 걸림돌이었다. 이에 비해 5G를 적용한 설비는 움직임이 자유롭고 품질이 안정적이다. SK텔레콤은 5G에 최적화한 빅데이터·보안 솔루션도 함께 판매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2020년 말부터 일부 중견·대기업 위주로 5G와 첨단 솔루션이 적용된 스마트팩토리 설비들이 서서히 보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날 SK텔레콤은 뗐다 붙일 수 있는 컨베이어 벨트 ‘5G 스마트 유연생산 설비’와 함께 ‘5G 다기능 협업 로봇’ 등 스마트팩토리 설비 5종을 시연했다. 주로 무선 설비이면서 자율주행·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대용량 데이터 기술이 적용된 게 공통점이다. SK텔레콤은 19개 기업·기관과 함께 ‘5G 스마트팩토리 얼라이언스’를 꾸려 이 같은 스마트팩토리 기술의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5G의 잠재력을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 찾고 있다.

장홍성 SK텔레콤 IoT데이터사업단장은 “5G의 비즈니스모델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게 B2B 사업”이라며 “5G 스마트팩토리가 제조업 생산성을 크게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