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설 23인의 최종 명단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우승 사냥에 돌입했다. 예상대로 주요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승선해 최정예 멤버가 구성된 가운데 무릎 부상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불발됐던 김진수(전북)가 벤투호에 합류했다.
벤투 감독은 20일 울산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시안컵에 나설 23인의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아시안컵을 1차 목표로 삼아 대표팀을 꾸려 왔다. 지난 8월 부임한 벤투 감독은 A매치 평가전 6경기에서 무패(3승3무)의 상승세를 보여줬다. 이번 아시안컵은 벤투 감독 취임 후 첫 대회로 지도력을 평가할 수 있는 본무대로 여겨진다. 더불어 한국 축구가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다시 가져올 수 있을 것인지도 관심사다.
벤투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이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또 우승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과 관련해선 “우리 팀의 능력과 자질이 있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확신도 들지만 유일한 우승 후보는 아니다”며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로는 ‘올해의 선수’ 황의조(감바 오사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 이름을 올렸다. 미드필더진도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손흥민(토트넘), 기성용(뉴캐슬), 황희찬(함부르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청용(보훔), 정우영(알 사드) 등 해외파가 주축을 이뤘다. 여기에 나상호(광주), 황인범(대전), 주세종(아산)이 포함됐다. 이중 주세종은 이날 오전 23세 이하 대표팀과 연습 경기 중 왼쪽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벤투 감독은 “주세종의 부상 회복 정도에 따라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이진현(포항)과 교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비는 김진수와 김민재, 이용 등 전북 3인방을 필두로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정승현(가시마 앤틀러스), 권경원(톈진 취안젠), 박지수(경남), 김문환(부산)이 맡는다. 골키퍼는 조현우(대구),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낙점됐다. 벤투 감독은 “홍철이 왼쪽 수비수 1번 옵션이라 판단했고, 김진수는 홍철과 다른 유형의 선수여서 선발했다. 박주호(울산)보다 두 선수가 더 강점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명단을 보면 사실상 깜짝 발탁은 없었다. 새 얼굴보다는 기량이 검증됐거나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다수 뽑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벤투 감독은 그간 소집 훈련, 6번의 평가전을 통해 발을 맞춰온 선수 위주로 최종 명단을 구성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 스타일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수들을 발탁해 안정성을 꾀했다. 또 아시안컵 출전 경험이 있는 구자철 기성용 지동원 등 9명의 선수를 불러들였다. 최정예 멤버로 ‘대회 성적’을 내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종 명단 발표를 마친 벤투호는 오는 23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개최지 아랍에미리트(UAE)로 떠난다. C조에 편성된 한국은 다음 달 7일 필리핀을 시작으로 키르기스스탄(12일), 중국(16일)과 차례로 조별예선을 치른다. 한국은 1956년과 1960년 1·2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아직까지 아시안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벤투호 진짜 시험대… 아시안컵 가져올 ‘드림팀’ 떴다
입력 2018-12-20 19:16 수정 2018-12-20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