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남북이 맺은 9·19 군사합의가 적극적으로 추진된다. 정경두(사진)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방부 장관과 북한 인민무력상,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북한군 총참모장 간 직통전화인 ‘핫라인’ 구축 등 군사합의 이행을 위한 세부계획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정 장관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실시한 내년도 업무보고 후 브리핑에서 “9·19 군사합의를 적극 이행해 남북 간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남북 군 지휘부 간 직통전화 연결은 현재 가동 중인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의 회선을 뽑아 연결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로에서 뽑아 쓸 수 있는 회선은 약 10만 회선”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2월 구성되는 남북 공동유해발굴단은 4~10월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유해발굴을 진행한다. 국방부는 화살머리고지에 이어 그 인근의 백마고지에서 공동유해발굴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내년에 DMZ 내 모든 감시초소(GP)를 철수하기 위한 협의를 북측과 진행할 방침이다. 북한군 귀순과 같은 우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매뉴얼도 마련키로 했다.
한강하구 남북 민간선박 이동에 필요한 해도(海圖)는 내년 1월 배포될 예정이다. 3~4월 남북 민간선박의 항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남북 지역 자유왕래는 내년 초에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남과 북, 유엔군사령부는 JSA 공동근무 수칙을 협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업무보고 자리에서 한반도 안보 상황과 관련, “아직은 잠정적인 평화”라며 “지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가 잘 진행되고 있지만 완전히 끝날 때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흔들리지 않는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무보고 뒤 문 대통령은 대북정책 총괄 부서인 북한정책과에 들러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JSA 비무장화와 GP 철수를 언급하면서 “그런 부분을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비무장지대에 인접해 스페인 산티아고 길 같은 평화의 길을 만들어 국민들이 가볼 수 있게끔 하자”며 기존의 안보관광과 결합시킬 것을 제안했다.
군사적 긴장 완화 기조와 맞물려 한·미 연합 군사훈련도 유예 또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봄 실시돼온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FE)은 미군 참가 전력이 축소되거나 유예될 가능성이 크다. 독수리훈련이라는 명칭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군 당국은 북한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3축인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 대량응징보복(KMPR)체계의 용어를 바꾸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작업은 속도를 낸다. 내년 8월 전작권 전환 이후의 지휘구조를 적용한 한·미 연합군의 작전 능력을 검증하는 훈련이 별도로 실시될 예정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군사합의 이행·전작권 전환 작업에 속도
입력 2018-12-20 18:49 수정 2018-12-20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