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사고로 숨진 서울 대성고 학생 3명의 유족들이 학교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일부터 은평구 대성중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된다. 대성중은 대성고 바로 옆에 있다. 장례식을 조용히 치르는 대신 교내에서 학교 친구들이 충분히 애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유족들의 뜻이 반영됐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친한 친구들은 빈소를 방문해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라며 “관심을 최대한 덜 받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유족들은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조문객을 받았다. 오후 7시30분쯤 영정이 빈소에 도착하자 몇몇은 울음을 터뜨렸다. 대성고 3학년 학생 30여명도 밤늦게 빈소를 방문해 자정 넘어서까지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고인의 이름과 가족을 표기하는 장례식장 전광판에 사망 학생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성고 교직원들이 보낸 화환 2개도 유족들이 학교에 거부 의사를 밝혀 반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유족들이 보안을 신신당부해 내부에서도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숨진 학생 중 1명의 학부모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아무 잘못도 없는 아이들이 잘못되는 현실에 우리 어른들과 사회가 응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학부모는 “(아이들은) 평소에 학교와 부모님이 하라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하게, 착하게 생활했다”며 “이번 체험활동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청했고, 심지어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해서 숙소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렇게 황망한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 학부모는 또 “마음이 찢어지는 아픔이 있지만 우리는 조용히 가족장을 치르는 방식으로 우리 사랑하는 애들을 보내고 싶다”며 “과도한 관심을 자제해주시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재연 기자 jaylee@kmib.co.kr
[단독] 대성중에 합동분향소 설치… “유족들 과도한 관심 자제를…”
입력 2018-12-19 21:16 수정 2018-12-20 0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