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친정체제 마무리, 신규임원 늘려 차세대 리더 키우기

입력 2018-12-20 04:05
현대차그룹 부사장 승진자. 왼쪽부터 현대차 문정훈·박동일·장재훈·전상태 부사장, 기아차 유영종 부사장, 현대모비스 배형근·성기형 부사장, 현대제철 박종성 부사장.

현대자동차그룹이 대규모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실적 부진 속에서도 신규 임원 수를 예년보다 늘려 리더십 변화의 폭을 넓히고 그룹을 이끌 차세대 후보군 육성에 나선다는 게 키포인트다. 특히 연구·개발(R&D)과 기술 분야 승진자를 확대해 미래기술 우위를 점하고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19일 현대·기아차 183명, 계열사 164명 등 총 347명 규모의 2019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8명과 전무 25명, 상무 64명, 이사 106명, 이사대우 141명, 연구위원 3명이다.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주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 승진 인사로 ‘친정체제’ 구축을 마무리했다. 이번 인사에서 이사, 이사대우, 연구위원 등 중장기 리더 후보군 승진자는 전년 대비 42명 증가했다. 특히 신규 임원인 이사대우 승진자는 지난해 115명에서 올해 141명으로 22.6% 늘었다. 전체 승진자 중 이사대우 직급 비중은 40.6%로 2011년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R&D 및 기술 분야 승진자는 146명으로 지난해(137명)보다 늘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커넥티드카 및 자율주행차, 스마트 모빌리티 등 미래 선도기술 확보를 위해 R&D 부문 역할을 강조하는 한편 지속성장을 위한 R&D 분야 우수인재 육성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또 연구위원 3명을 새로 선임해 핵심기술 분야의 전문역량도 강화키로 했다. 연구위원 제도는 R&D 최고전문가들이 관리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2009년 도입됐다. 신규 선임된 연구위원은 자율주행 기술 분야 유제명 위원과 환경차 분야 어정수 위원, 연비동력 분야 정영호 위원이다. 높은 성과를 이뤄낸 여성 임원 인사도 실시해 현대카드 브랜드1실장 류수진 부장이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한편 현대차가 서울 삼성동에 추진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수도권정비위원회 실무회의에서 조건부 통과됐다. 다음 달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심의절차는 거의 마무리된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에는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GBC는 현대차가 3조7000억원을 투자해 105층 규모로 짓는 신사옥이다. 지하 7층∼지상 105층 규모에 높이는 569m에 이른다. 현대차그룹의 15개 계열사와 직원 1만여명이 입주한다.

임세정 기자, 세종=전성필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