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유럽 축구가 반환점을 눈앞에 뒀지만 단 한 차례 패도 기록하지 않고 무패 행진 중인 무적의 팀들이 있다. 이들은 남은 기간 리그 라이벌, 주전들의 부상 위험 등을 뿌리치고 무패 우승의 신화를 쓸 수 있을까.
유럽 4대 리그에서 무패 우승에 도전하는 후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과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다. 독일 분데스리가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선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바르셀로나는 각각 1패와 2패를 당해 기회를 놓쳤다. 범위를 프랑스 리그 1까지 넓힌다면, 파리 생제르맹(PSG)도 14승 2무로 아직 패배의 기억이 없다.
1992-1993 시즌 EPL로 새로 출범한 후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 없는 리버풀은 이번 시즌이 천금 같은 기회다. 개막한 지 4달이 넘은 지금까지 14승 3무다. 탄탄한 조직력으로 리그 최소 실점(7실점)만을 허용하고 있다. 영입한 지 채 1년이 안 된 중앙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와 골키퍼 알리송 베커 등이 만점 활약을 펼친 덕이다. 사디오 마네·호베르투 피르미누·모하메드 살라의 일명 ‘마누라’ 삼각편대도 위력적이다.
리버풀의 상승세에는 위르겐 클롭 감독의 지도력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3년 넘게 리버풀을 이끌며 전술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2·3선에 있는 선수들이 공간을 점유하며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게겐 프레싱’이 팀에 녹아들었다”며 “속도와 압박으로 어떤 상대든 충분히 깨뜨릴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세리에A 디펜딩 챔피언 유벤투스도 15승 1무로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나가고 있다. 유벤투스의 올 시즌 최대 무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복을 위해 영입된 호날두는 리그에서도 11골을 터뜨리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김 해설위원은 “호날두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들어오니 연쇄적으로 중원에 여유가 생기고 수비가 안정됐다”고 분석했다. 유벤투스는 이미 2011-12시즌 23승 15무로 리그 무패 우승 경험이 있다.
최근 6년간 5번 리그 정상에 올랐던 PSG도 선두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키고 있다. 킬리안 음바페와 네이마르, 에딘손 카바니가 이미 33골을 합작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무패 기록을 이어오던 도르트문트는 19일 뒤셀도르프에 일격을 당했다.
큰 어려움 없이 전반기를 달려온 이들이지만 시즌 마지막까지 기세를 이어가기란 쉽지 않다. 각종 대회나 국가대표 선발 등으로 주전 선수들이 피로와 부상에 시달릴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최다 승점(100점), 최다 승(32승) 등 각종 EPL 기록을 갈아치운 최강 전력의 맨체스터 시티마저도 무패 우승에는 실패했다. 전반기까지 18승 1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지만 후반기에 리버풀 등에 발목을 잡혔다.
꾸준한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선수층이 두꺼워야 한다. 2003-04시즌 무패 우승을 한 아스널은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파트리크 비에이라 등 화려한 선수들을 바탕으로 당시 리그 최다 득점(73점)과 최소 실점(26점)을 기록했다. 김 해설위원은 “25라운드 이후에도 좋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백업 요원이 좋은 팀이 무패 우승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마·누·라’ 리버풀·호날두 유벤투스, 무패 우승 거머쥘까
입력 2018-12-19 19:07 수정 2018-12-20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