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복귀 후 첫 인사… ‘젊은 롯데’로 새 판 짠다

입력 2018-12-19 19:27 수정 2018-12-19 20:02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 복귀 후 첫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사업 부문(BU·Business Unit) 수장의 절반을 60대 초반 젊은 임원들로 교체하고 여성, 외국인을 발탁하는 등 인적쇄신을 꾀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젊은 롯데’를 위한 전열을 재정비하고 신 회장이 강조해 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글로벌 사업 확장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19일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롯데푸드 등 식품·화학·서비스·금융 부문 30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어 임원인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BU장(식품·유통·화학·호텔&서비스) 4명 가운데 화학과 식품 부문장이 바뀌었다. 김교현(61) 롯데케미칼 대표가 화학 BU장, 이영호(60) 롯데푸드 대표가 식품BU장에 새로 선임됐다. 화학과 식품은 롯데가 미래 중심 사업으로 삼고 있는 핵심 부문인데 60대 초반의 젊은 사장을 앞세워 혁신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신임 화학 BU장인 김교현 사장은 1984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해 롯데케미칼의 신사업을 이끌어왔다. 특히 LC타이탄 대표를 맡아 실적을 크게 개선시키며 2017년부터 롯데케미칼을 이끌어왔다. 화학 BU장의 교체는 미국 인도네시아 등에 유화단지를 세우는 등 적극적인 글로벌 투자에 나서고 있는 롯데가 앞으로 이 분야에 더욱 집중해 성과를 올리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 신임 대표는 임병연 롯데지주 가치경영실장이 맡게 됐다.

이영호 신임 식품 BU장은 83년 롯데칠성음료로 입사해 생산, 영업, 마케팅 등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2012년부터 롯데푸드 대표를 맡아 왔다. 식품 부문도 동남아시아 인도 등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 신임 BU장을 중심으로 향후 공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롯데푸드 신임 대표는 조경수 홈푸드 사업본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40여년 롯데에 몸담았던 화학BU 허수영 부회장, 식품BU 이재혁 부회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은 물러난다.

가치경영실이 경영전략실로 바뀌며 윤종민 HR혁신실 사장이 경영전략실장으로 내정됐다. 경영개선실장에 롯데물산 대표 박현철 부사장, HR혁신실장에는 롯데케미칼 폴리머사업본부장 정부옥 부사장이 선임됐다.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주요 계열사 대표도 대거 교체됐다. 롯데면세점 신임 대표는 이갑 대홍기획 대표가 임명됐고, 롯데칠성음료 주류BG 대표는 김태환 해외부문장이, 롯데렌탈 신임 대표는 이훈기 오토렌탈본부장이 맡는다.

여성 임원도 4명 승진해 그룹의 여성 임원이 34명으로 늘었다. 롯데칠성음료 진달래 품질안전센터장은 상무보A로 승진했다. 20~21일 유통 부문 등 20개 계열사 임원 인사를 거치면 여성 임원 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롯데제과 인도법인인 롯데인디아의 밀란 와히(Milan Wahi) 법인장이 수익성 개선 등을 인정받아 임원이 됐다. 롯데그룹 내 외국인 임원은 8명으로 늘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