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단과 불화로 쫓겨난 무리뉴… 추락한 맨유 새 선장은?

입력 2018-12-19 19:14 수정 2018-12-20 00:31

폴 포그바는 18일(한국시간) 조세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 경질 직후 한 장의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뭔가를 안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자신의 모습을 올린 후 “캡션을 달아 달라”고 썼다. 팬들은 자신과 불화를 겪었던 무리뉴 감독이 경질된 것에 대해 포그바가 기뻐한 것으로 해석해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의류업체 마케팅을 위해 예정된 게시물이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사진은 지워졌다.

이는 사진을 올린 진의와 무관하게 두 사람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두 사람의 불화설은 시즌 개막 전부터 끊임없이 터져 나왔다. 지난 9월에는 무리뉴가 포그바의 부주장직을 박탈하며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포그바 외에 알렉시스 산체스를 비롯한 다른 주축 선수 역시 무리뉴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스스로를 ‘스페셜 원’으로 칭하며 권위와 카리스마를 강조하는 무리뉴 감독의 스타일에 올 시즌 성적이 따라주지 않자 선수들과의 사이는 회복하기 힘든 수준까지 악화됐다. 감독과 선수 간 갈등이 다시 부진한 성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구단도 결국 경질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인디펜던트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90% 이상의 선수가 무리뉴의 경질을 원했다”고 보도했다.

무리뉴를 내친 맨유는 1999년 맨유 트레블(리그·챔피언스리그·FA컵 우승)의 주역인 올레 군나르 솔샤르를 올 시즌 마지막까지 팀을 책임질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 맨유는 홈페이지를 통해 “2018-2019 시즌 잔여기간을 책임질 감독으로 솔샤르를 선임한다”고 밝혔다. 솔샤르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맨유 2군 감독을 맡은 바 있다. 솔샤르는 “감독으로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솔샤르는 맨유에서 126골을 기록했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후계자 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감독 대행 체제 이후 팀을 완전히 책임질 감독 후보도 오르내리고 있다. 무리뉴 감독 경질 전부터 꾸준히 강력한 후보로 거론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지네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 로랑 블랑 전 프랑스 대표팀 감독 등이 거론된다. 이중 포체티노 감독이 무리뉴의 후임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리그컵 8강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여기서 아주 행복하다”며 맨유 감독 가능성을 일단 부인했다. 이들 외에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 안토니오 콘테 전 첼시 감독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