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새 반도체 공장 착공… 고점 논란 속 공격경영 ‘승부수’

입력 2018-12-19 20:14 수정 2018-12-19 21:43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경영진이 19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M16 반도체 공장 기공식에서 공사 착수를 알리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왼쪽부터 이석희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 박정호 글로벌성장위원장, 장동현 SK㈜ CEO,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 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김준 Comm.위원장, 박성욱 ICT위원장, 서진우 인재육성위원장. SK하이닉스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고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공장 건설에 업계 최고 수준의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번엔 경기도 이천에 15조원을 들여 메모리 반도체 D램을 생산할 수 있는 새 공장을 건설한다. 2025년까지 총 46조원을 투자해 국내에만 3개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는 청사진의 일부다.

SK하이닉스는 19일 이천 본사에서 반도체 새 공장인 M16 기공식을 열었다. 최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성욱 SK그룹 ICT위원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등 그룹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5만3000㎡ 부지에 들어서는 M16은 차세대 노광장비인 극자외선(EUV) 전용공간이 별도로 조성되는 최첨단 반도체 공장이다. 2020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M16에서 생산할 제품 종류와 규모에 대해 “향후 시장 상황과 회사의 기술발전 등을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라며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급변하는 시장 수급에 따라 생산규모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는 M16에서 10나노 초반대 D램이 생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2위 D램 제조사인 SK하이닉스는 최근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M16이 완공되면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라인은 총 7개가 된다. 이천 M10(D램)과 M14(D램·낸드플래시), 충북 청주 M11·M12·M15(낸드플래시), 중국 우시 C2(D램) 등이다. 이 가운데 2015년 완공된 M14와 지난 10월 완공된 M15가 M16과 함께 46조원의 돈이 들어가는 공장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이 유력한 부지로 거론되는 반도체 클러스터에 참여해 새 공장을 짓는 방안도 정부와 협의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선제적 투자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기술 기반 시대에 예상되는 대대적인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M16 기공식 격려사에서 “SK하이닉스는 어려운 시절을 극복하고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지키며 성공을 이룬 성장스토리를 써 왔다”며 “M16이라는 첨단 하드웨어에 기술뿐만 아니라 우리의 땀과 노력을 쏟아부어 새로운 신화를 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석희 사장은 “10년 이상 공장 신축이 없었던 SK하이닉스에 M14와 M15 건설이 오랜 염원의 성취였다면 M16은 또 다른 도약을 알리는 출발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