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예수 탄생 기쁨을 소외된 이웃과 함께”

입력 2018-12-20 00:00
거룩한빛광성교회 ‘참좋았더라 국악찬양단’이 19일 서울 용산구 성민교회에서 열린 ‘쪽방주민과 함께하는 성탄절 사랑나눔’ 행사에서 찬양을 하고 있다. 송지수 인턴기자

한국교회가 소외된 이웃을 찾아 성탄 예배를 드리고 있다. 마구간 말구유에서 태어난 아기 예수처럼 더 낮은 곳으로 내려가 어려운 이들을 섬기며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나누기 위해서다.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과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19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성민교회에서 ‘쪽방주민과 함께하는 성탄절 사랑나눔’ 행사를 열었다. 300여명의 주민이 모인 가운데 개그맨 출신 최형만(고양 거룩한빛광성교회) 전도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최 전도사는 쪽방촌 주민들에게 “예수님이 오셨다”면서 성탄 인사를 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거룩한빛광성교회 공연봉사팀의 사물놀이와 국악찬양이었다. 주민들은 함께 박수를 치고 어깨춤도 추면서 공연에 참여했다. ‘싱어롱’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이 교회 석경희 권사는 주민들의 귀에 익숙한 가요를 불렀고 주민들도 목청껏 따라 불렀다. 김성복 한교총 대표회장은 “어려운 환경에 사시는 주민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풍성한 성탄절을 맞길 바란다”면서 “교회가 든든한 힘이 되겠다”고 했다.

동자동은 1200여개의 쪽방이 흩어져 있는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쪽방촌이다. 한교봉은 7년 전부터 추석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동자동과 돈의동 등의 쪽방촌을 찾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한교총과 협력해 한국교회 전체의 행사로 규모를 확대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림형석)도 20일 경기도 안양 노숙인쉼터 희망사랑방에서 거리 성탄예배를 개최한다. 오는 25일까지 서울 부산 대전 대구, 경기도 부천 수원, 전북 전주, 강원도 원주, 경북 포항에 있는 총 18곳의 복지 시설에서 ‘권역별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거리성탄 행사’를 개최한다. 다일공동체 역시 25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인근 밥퍼 앞마당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독거노인 등에게 방한복 등 선물을 지급하는 거리성탄예배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엔젤 트리’라는 나눔 행사를 개최한다. 교도소 복지관 철거민 쪽방촌 등 어려운 이웃들이 스스로 필요한 물품을 적어 내면 이 교회 성도들이 이름 없는 산타가 돼 이들 물품을 선물하는 행사다. 성탄절 전후로 서빙고와 양재 성전을 합쳐 4000여개의 물품이 전달될 예정이다. 이 교회 대학청년부 1700여명은 여름에 방문했던 전국의 자립대상 농촌교회를 크리스마스 주간에 다시 찾아가 새벽송과 공연 등을 나누며 함께 지내는 ‘크리스마스 블레싱’ 사역도 한다.

세월호 가족들도 다시 돌본다. 21일 오후 7시 ‘세월호 가족과 함께하는 성탄 예배’가 경기도 안산 단원구 416가족협의회 대강당에서 열린다. 성탄 예배에서는 김이수 전 헌법재판관과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메시지를 전한다. 세월호 가족들과 안산 지역 목회자 및 성도들은 그동안 화랑유원지 분향소에서 목요기도회와 주일예배를 드려왔다. 분향소 철거 후에는 화랑유원지 내 생명안전공원부지로 자리를 옮겨 예배를 이어왔다.

이주민들을 돌보는 것도 교회 몫이다. ㈔나섬공동체(대표 유해근 목사)는 오는 23일 오후 3시 서울 광진구 재한몽골학교 강당에서 ‘나섬축제’를 연다. 나섬축제는 재한 몽골인들이 참여하는 전통문화 행사로 시작했지만 최근엔 중국 인도 이란 터키 베트남에서 온 이주민들이 참여하는 다문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유해근 목사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외국인들이 자신들의 춤과 노래, 악기를 연주하며 성탄의 기쁨을 나눈다”며 “축제를 통해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라는 공동체 의식이 생기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울 구로구 한중사랑교회(서영희 목사)도 오는 23일 서울 구로구청 강당에서 중국동포 1000여명을 초청해 ‘송년성탄문화축제’를 연다. 서영희 목사는 “이 땅에 나그네로 온 중국동포는 내국인이 기피하는 3D 업종에서 일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낯선 곳에서 심신이 지친 이들을 격려하고 위로의 하나님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장창일 우성규 황인호 양민경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