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연일 신도들에게 금품을 강요하고 있다. 1년 동안 한 명도 전도하지 못한 신천지 신도들에게 전도비 110만원을 내게 하는 데(국민일보 12월 12일 인터넷 미션라이프 참조) 이어 평소 십일조 헌금을 잘 내지 않는 신도들을 골라 십일조를 강요하고 있다. 교주 이만희(87)씨의 지시 이행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서까지 쓰게 한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국민일보가 19일 입수한 모바일 메시지에 따르면 신천지 모 지파본부청년회는 십일조를 하지 않는 신도들에게 ‘총회장님 특별 지시 관련 공지’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발송했다. 메시지에선 교주 이씨의 언급을 인용해 십일조 납부를 독려했다.
이씨는 “십일조를 안 하면 천국에 못 들어간다. 먼저 신앙인이 돼야 한다”며 “1000원, 5000원짜리 적은 액수를 봉헌해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온전한 참여로 하나님께 인정받는 신앙인이 되자”고 요구했다.
메시지에는 십일조에 참여하지 않은 신도들을 사고 처리하겠다는 엄포도 있었다. 사고 처리는 신천지 신도들이 교회에 보고를 하지 않거나 연락을 하지 않았을 경우 내리는 신천지 내부 징계의 한 종류다. 신천지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십일조를 내야 한다는 광고 등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징계 수위까지 언급하면서 강요한 적은 처음”이라고 귀띔했다.
교주의 지시사항을 구체적으로 이행할 방법을 담은 계획서를 작성 중인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이날 함께 입수한 ‘총회장님 특별지시사항 대상 면담 확인서’라는 A4 한 장짜리 문서에 따르면 신천지 신도들은 ‘예배’ 및 각종 신천지 모임에 지각하거나 불참하는 경우, 십일조를 하지 않는 경우 등 19개 항목의 잘못에 스스로 표시해야 한다. 문서 상단 공지사항에는 “각종 공적 모임과 예배도 드리지 않고 교회에 나오는 자는 신나라(신천지) 신앙인이라 볼 수 없다”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면담 확인서에는 교주 이씨의 지시를 어떻게 이행할지 계획을 세우는 표도 있다. 신도가 십일조 납부 등 계획을 세워 서류를 제출하면 신천지 관계자가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공간이 표에 함께 마련돼 있다. 한 신천지 신도는 “예배출석만으론 (신천지 내부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됐다”고 토로했다.
신천지는 각 교회 내 사명자(구역장 등 직분을 가진 신도)들에게 전도비와 십일조 할당량을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신천지 교회들에서는 사명자들이 신도들에게 전도비를 한 번에 낼지, 나눠 낼지를 묻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다. 다른 신도는 “최근 지파(지역단위 신천지 교회 모임)에서 구역을 새로 개편해 사명자 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며 “교주 이씨가 했던 말인 ‘정말로 우리는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 돼야 한다’처럼 신천지에 모든 것을 바칠 것을 요구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의 무리한 대내외 활동 때문에 재정 부담이 가중됐다는 관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믿음 바른미디어 대표는 “올해 들어 신천지가 주관하는 만국회의 등 행사들이 더 대형화됐다”며 “대내외 선전을 위해 사용한 재정을 신도들을 통해 충당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공짜 천국은 없다”… 신천지의 십일조 협박
입력 2018-12-20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