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산업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돼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분야죠. 연구·개발(R&D)이 성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호르몬 계열 의약품 원료로 쓰이는 펩타이드 대량 생산 공정을 완성한 애니젠 김재일(59) 대표의 말이다. 애니젠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R&D 우수 중소기업이다. 김 대표는 19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21세기 고부가가치 지식산업으로 의약품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의약소재를 만들어내는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젠은 펩타이드 원료 의약품(API), 화장품 또는 연구개발에 쓰이는 산업용 펩타이드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회사다. 기술 노하우가 중요한 두뇌 업종이다 보니 연구 인력 비중이 높다. 석·박사 이상의 R&D 인력이 18명으로 전 직원 85명 중 20%에 이른다. 지난해 매출 46억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연구개발에 투입됐다.
김 대표는 “현재 10여종 이상의 펩타이드 API에 대한 대량생산 공정개발 연구를 계속 하고 있다. 전립선암, 골다공증, 당뇨, 통증 등의 치료제를 만드는 원료 의약품과 펩타이드 기반 난치성 항암 치료제, 슈퍼 박테리아 치료용 항생제 등도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생물 소재인 펩타이드는 의약품의 핵심 원료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펩타이드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는데 일본 도쿄대 약학부 조교수를 거쳐 1998년부터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로 재직 중인 김 대표가 이 분야를 개척해 왔다. 김 대표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펩타이드 소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했었다”며 “저의 연구 성과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니젠은 2000년 창업해 2016년에는 코스닥에 등록됐다.
애니젠은 정부 지원도 톡톡히 받아 왔다. 2015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중기부로부터 기술혁신개발사업 R&D 지원을 받았다. 2011~2013년, 2014~2015년에도 중기부 지원을 받아 연구개발을 진행했고 3번 모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으로부터 성공 판정을 받았다.
김 대표는 “정부 지원에 힘입어 중소기업은 좀처럼 시도하기 힘든 제품 다양화를 할 수 있었고 연구 결과는 지적재산권으로 특허를 받았다”며 “정부의 투자와 지원이 확대되면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중소·중견 기업의 연구개발이 더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애니젠’ 김재일 대표 “의약품 글로벌 전문기업 목표로 R&D 매진”
입력 2018-12-19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