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임마누엘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백석대신의 경남지역 모 교회다. 1987년 교회개척 때만 해도 지역에 교단 소속 교회가 5개밖에 없었다. 지금은 부산 울산 경남지역 교회가 550여개로 불어났다. 경남노회도 임마누엘교회를 중심으로 조직됐다.
이종승(67) 목사는 30세 때 강력한 성령체험 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서울 방배동 총회신학(현 백석신학교)에 진학했다. 총회신학에서 총학생회장까지 지냈던 그의 기도제목은 “복음이 가장 필요한 곳으로 보내 달라”는 것이었다.
당시 마산은 기도제목에 딱 맞는 곳이었다. 도심엔 교회보다 사찰이 더 많았다. 젊은 여인들이 사찰에서 입는 회색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할 정도로 불교문화가 강했다. 이 목사는 “사도행전 17장을 보면 사도 바울은 아덴에서 수많은 우상을 보고 분해서 견딜 수 없어 했다”면서 “나도 그런 마음을 품고 아내, 네 딸과 함께 1986년 12월 아무런 연고도 없는 마산으로 향했다. 당시 경남은 복음화율 4% 미만의 불모지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산에서 개척 장소를 찾지 못해 5개월 넘게 답답한 시간을 보냈다. 가족끼리 모여 주일, 수요예배를 드렸는데 예배만 시작하면 눈물이 쏟아졌다”면서 “내가 울면 아내도 울고, 아빠 엄마가 우니 딸들도 울고 예배가 눈물바다였다”고 회고했다.
개척자금 소진, 예배당 강제철거, 건물 경매위기, 계약금 손실, 토지 잔금부족 등의 위기에 놓일 때 이 목사는 아침 금식과 철야기도, 전 교인 릴레이기도회로 돌파했다. ‘성령운동본부가 되자’며 금식기도와 노방전도 축호전도에 집중하다보니 이단이라는 공격도 받았다. 지역주민들의 건축반대를 계기로 1991년 교회를 창원으로 옮겼다. 개척 10년 만인 1997년 대지면적 6082㎡(840평)의 현 교회로 이전했다.
교회 성장비결은 설교와 성경공부, 철야기도회에 있다. 그는 “음식 맛이 좋은 식당과 설교가 좋은 교회는 거리가 멀고 건물이 허름해도 항상 사람으로 북적인다”면서 “부흥이 어렵다는 지금도 설교에 은혜가 넘치는 교회는 크게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목회의 최우선 순위를 설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도에 집중하다보니 전 성도의 85% 이상이 새신자다. 매주 월요일 3시간이 넘는 새가족 교육을 수료한 성도들은 ‘벳세다 성경공부’라는 평신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회는 새신자 교육을 마친 성도가 봉사할 수 있도록 매주 화요일 크로스웨이 성경공부 교재로 2시간씩 교육을 한다.
교회는 매주 목요일 밤 10시30분부터 이튿날 새벽 3시까지 겟세마네 철야기도회를 진행한다. 이 목사는 4년간 예장백석대신의 부총회장으로 일할 때도 서울에서 총회 업무를 마치고 목요일 창원에 내려와 기도회를 직접 인도했다.
임마누엘교회는 연합사업에도 힘쓴다. 교회는 1997년부터 21년째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영적 각성을 위한 목회자 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 한 주도 빠짐없이 교단을 초월해 기도하고자 모인 지역 목회자들에게 장소를 제공하고 점심식사를 대접하는 것이다. 2006년 창원시 기독교연합회장을 역임한 이 목사는 2009년 경남성시화운동본부를 창설했다. 2010년 경남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으로 일했으며 2016년 예장백석대신 총회장이 돼 한국교회총연합 출범의 산파 역할을 했다.
이 목사는 “전국 최하위권인 경남의 복음화율을 끌어올리고 이단 동성애 과격이슬람 문제 등 한국교회 당면 과제에 대처하는 길은 말씀과 기도를 통한 교회의 연합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연합운동이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설립 6년 만에 ‘주님 오실 때까지 교회 수입의 60%를 선교하는 데 사용한다’는 변경 불가능한 정관을 통과시켰다. 이 원칙에 따라 장년 신자들은 매월 1만원 이상, 청년 이하는 매월 5000원 이상 헌금을 한다. 교회는 선교비를 모아 미자립교회 목회자 자녀 장학금 지급, 양로원 및 경찰서 유치장 위문품 전달, 해외 신학교 지원 등 다양한 선교사역을 펼치고 있다.
임마누엘교회의 성장 비결은
새가족반 과정 10개 과목 구성 복음의 본질 전하는 데 중점 둬
교회 성장은 많은 목회자들의 소원이다. 그러나 모든 목회자들이 성장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복음화율이 낮은 경남 지역에서 맨주먹으로 시작해 중대형교회를 일군 이종승 목사의 목회 비결은 새가족 공부에 있었다. 대개 많은 교회는 새가족반을 형식적인 ‘멤버십’ 과정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이 목사는 새가족반에 승부를 걸었다. 개척 초기부터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을 요약해 평신도들에게 조직신학을 가르친 것이다.
그는 “신학대의 목회자 교육부터 성도들의 세례까지 성경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 교육을 시키지 않고 단순 모임을 갖다보니 사사기 2장에 나온 사사기 시대처럼 여호와를 알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에서 성경을 가르친다고 착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는 “말씀을 전해도 삶에 변화가 없다면 그것은 성경을 똑바로 가르치지 않는 목회자나 신도, 아니면 둘 다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이라면서 “보다 큰 책임은 눈물 흘리며 영혼을 사랑하지 않았던 목회자에게 있다”라고 강조했다.
임마누엘교회의 새가족반 과정은 10과로 구성된다. 기독교란 무엇인가, 성경은 어떤 책인가, 하나님은 살아 계신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 등 신론 구원론 성령론 교회론 종말론 등을 제시한다. 이 목사는 요즘도 매주 월요일 저녁 3시간씩 직접 성경공부를 인도하는데 반드시 성령체험을 하도록 이끈다. 그는 “새가족반의 목적은 초신자라도 구원의 확신을 얻고 성령충만해 천국의 소망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처음부터 복음의 본질을 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결코 무거운 주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담임목사가 새가족반에만 목숨을 걸어도 교회는 부흥한다”면서 “새가족반을 소홀히 여기고 구원의 확신, 성령충만을 체험토록 이끌어주지도 않으면서 부흥을 기대하는 것은 숟가락도 뜨지 않고 밥을 먹겠다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창원=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설교·전도·연합 ‘3박자’… 기독교 불모지에 복음의 꽃
입력 2018-12-20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