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서재덕의 입술은 거무죽죽하게 부르터있었다. 그의 체력적인 부담과 마음고생을 헤아린 탓일까. 동료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던졌다. 상대의 강한 스파이크를 블로킹하기 위해 이를 악물고 뛰었고, 코트 바깥으로 튕겨 나가는 공도 뒤쫓았다. 악착같이 뛴 선수들 덕분에 한국전력은 16연패의 굴레를 탈출하며 감격스러운 첫 승을 거머쥐었다.
한국전력은 1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V리그 3라운드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3대 2로 이겼다. 올 시즌 프로배구가 시작한 지 67일 만의 첫 승이다. 이로써 1승 16패(승점 7)가 된 한국전력은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서재덕과 최홍석, 김인혁의 날개 단 삼각편대가 승리를 견인했다. 서재덕과 최홍석은 각각 30점, 20점씩 터뜨렸다. 김인혁도 16점을 올리며 KB손해보험을 괴롭혔다. 최홍석과 김인혁은 각각 50%가 넘는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서재덕의 짐을 덜어줬다.
한국전력 선수단의 전반적인 집중력도 좋았다. 상대보다 범실(19개-32개)이 눈에 띄게 적었다. 유효 블로킹 숫자(25개-19개)에서도 앞섰다.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수비 조직력도 향상된 모습이었다. KB손해보험은 2세트와 4세트를 따내며 추격했지만 첫 승에 대한 한국전력의 집념을 꺾지 못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기다렸을 마지막 세트 승리를 마친 후 선수들은 환하게 웃으며 서로를 껴안았고, 팬들은 일어서서 환호했다. 체육관 내에는 첫 승을 축하하는 폭죽이 터졌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드디어 16연패서 끊었다, 첫 승 불 켠 한국전력
입력 2018-12-18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