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 민주당은 친문·비문 더 심하게 싸우지 않나”

입력 2018-12-19 04:02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8일 국회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 의원 중에서도 당에 기여를 많이 한다면 구제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성호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18일 “한국당 계파 갈등 운운은 우리 당을 과거에 묶어두려는 외부 세력의 시도”라며 “더불어민주당을 보라. 친문(문재인), 비문이 서로 아킬레스건을 찌르며 죽자 살자 싸우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가진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한국당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친박(친박근혜)과 비박의 계파 갈등 지적에 대해 이렇게 항변했다. 그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추진하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 “대통령제 하에서는 여당 2중대만 키워주는 꼴”이라며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나 원내대표는 현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탈(脫)원전 정책, 공영방송의 편향성 문제를 임기 동안 싸워야 할 핵심 대상으로 꼽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 번의 도전 끝에 원내대표에 올랐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우리 당 지지율을 올리고 싶다(웃음). 문재인정부가 처음부터 본인들이 무한 정당성을 가진 듯 자신감이 넘치다보니 결국 제왕적 대통령제로 흐르고 말았다. 야당의 힘이 약해 그렇게 된 측면도 있다. 한국당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대안정당이 되면 정부도 스스로 조심하리라 본다.”

-문재인정부 정책 중 가장 문제라고 보는 것은.

“소득주도성장이다. 최저임금 인상안이 당장 내년 1월부터 시행되면 충격이 굉장히 클 것이다. 대통령 말 한 마디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넘어간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 입법도 시급하다. 탈원전은 한번 진행되면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력을 집중해 법적으로나 예산으로 막으려 한다.”

-소속 의원들에게 KBS ‘오늘밤 김제동’ 출연·인터뷰 금지를 지시했는데.

“KBS는 지상파 공영방송이다. 시사 프로그램의 사회를 편향성 강한 분에게 맡기는 것 자체가 공정성을 포기한 것이다. 더욱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대담을 여과 없이 내보내는 건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 의원을 발표한 뒤 반발도 나온다.

“원래 조강특위가 가져온 안은 교체 폭이 조금 더 컸다.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분들도 꽤 있을 테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인정해주실 것으로 본다. 과거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인데, 그 책임을 넘어설 만큼 당에 기여를 하면 구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게 맞다.”

-전당대회가 다가오면 계파 간 대결 양상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끼리끼리의 그룹이 있고,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계파라고 하면 수장이 있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오더(order) 투표’도 있어야 하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그런 게 없었다. 민주당의 경우 친문, 비문이 대통령 아들, 지사 부인까지 서로 건드리며 사활을 걸고 싸운다. 그런데도 한국당에만 친박, 비박 프레임을 씌운다.”

-선거제 개혁에 대한 입장은.

“마치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의이고, 그것이 ‘표값’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정말 잘못된 부분이다. 전 세계적으로 독일, 뉴질랜드 정도밖에 채택을 안 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의원 정수가 무한하게 늘어날 수 있는 위험이 있고, 정당 간 담합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민주당이 후보자를 내는 지역에 정의당은 후보자를 내지 않아 민주당이 지역구를 다 먹고 정의당은 정당투표율로 비례대표를 먹으려 할 수 있다.”

지호일 이종선 심우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