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동성 간 성행위를 옹호하는 젠더와 성소수자 인권, 차별금지에 대한 내용은 넘쳐나지만 이에 따른 폐해와 질병의 결과에 대해서는 일절 거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민일보가 분석한 중·고등학교 ‘보건’ 교과서 14종은 모두 남성 간 성행위자, 즉 게이 사이에서 유행하는 에이즈 감염 실태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감염경로를 왜곡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와이비엠의 중학교 ‘보건’과 도서출판 들샘의 고등학교 ‘보건’이다. 와이비엠은 에이즈 감염경로를 4가지 경우로 제시했는데, 그중 남성과 여성이 성접촉을 하는 그림을 넣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밝혔듯 국내 에이즈 환자의 다수는 남성 동성애자임에도 이를 반영한 그림은 전혀 없었다.
들샘은 국내 에이즈 환자가 매년 1000명씩 늘어난다는 기사를 교과서에 게재하면서 “성접촉으로 인한 (에이즈) 감염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전체의 44.2%가 이성 간 성접촉이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서술했다. 하지만 인용한 기사의 원문 중엔 ‘동성 간 성접촉에 따라 44%가 에이즈에 감염됐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교과서에선 생략한 채 이성애자 사이에서 에이즈가 번지는 것처럼 묘사했다. 들샘 관계자는 18일 “당시 교과서를 만든 사람들이 퇴사해 정확하게 말할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천재교육 천재교과서 동화사 지구문화 등의 교과서는 피상적인 접근만 했다. 특히 남성 청소년들이 동성 간 성행위를 하다가 에이즈에 감염되는 경우가 폭증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설명이 없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중·고등학교 교과서엔 남성 간 성접촉과 에이즈 감염의 긴밀한 상관관계가 제대로 게재돼 있었다. 교육부가 발행한 ‘교련’(2000년) 교과서는 “에이즈 감염은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과의 성적 접촉, 동성연애자, 마약중독자 등에서 발견된다”고 서술했다. 대한교과서의 ‘보건’(2001년) 역시 “1981년 미국에서 타리니성 폐렴에 걸린 남성 동성애자의 보고에서 시작됐다”고 밝혔으며, 서울시교육청의 ‘성과 행복’(1998년)은 “(에이즈) 감염 예방을 위해서 동성연애자 등과의 관계를 피해야 한다”면서 에이즈의 위험성을 똑바로 알렸다.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 대표 김지연 약사는 “의학적 팩트와 보건적 진실이 교과서에서 점점 사라지고 소수자 인권, 차별금지 등 정치·이념 논리가 등장한 것은 국가인권위원회와 동성애자 단체의 활동과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명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는 “국내 에이즈 감염의 가장 주된 경로는 남성 간 성접촉이며, 청소년층의 경우 93%나 된다”면서 “남성 간 성접촉에 따른 청소년 에이즈 감염자의 폭증 현상을 교과서에 똑바로 알려 다음세대를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사진=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에이즈 감염경로 왜곡한 ‘보건 교과서’
입력 2018-12-19 0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