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식(77) 통일선교아카데미(통선아) 원장은 1972년 통일부 정세분석보좌관으로 출발해 30여년간 대변인과 통일정책실장, 차관 등을 거친 북한 전문가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준비접촉 수석대표로 나서 북측과 직접 실무 협의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살려 지금은 통선아 원장과 기독교통일포럼 공동대표 등을 맡고 있다. 통일선교 분야에서 맹활약 중인 그를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났다.
양 원장에게 향후 있을 통일에 한국교회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묻자 “북한선교는 통일 후 이뤄지는 게 아니다. 현재진행형으로 해야 한다”란 답이 돌아왔다. 그는 “교계의 인도적 대북지원뿐 아니라 북한선교 또한 중국 선교사와 조선족 목회자를 통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며 “교회는 세속적 통일 개념에서 벗어나 분단 상황에서도 북한과의 교류·협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 통일 이후 북한선교도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대북 정책에 있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폭파, 남북 철도공동조사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국군포로와 이산가족 문제, 북한에 억류 중인 우리 국민 석방 요구 등은 대처가 미흡하다고 봤다.
그는 “GP 폭파 등을 두고 국내 강경파는 나라를 통째로 넘기느냐고 우려하지만 이런 군사적 태세 변화가 없으면 앞으로 한반도에서 평화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했다.
반면 “이산가족이나 국군포로, 북한 억류 국민에 대해서는 합의도 제대로 안 됐고 진척도 더딘 편”이라며 “남북 정상 간 서신교환도 하는 마당에 이산가족은 편지 한 장 못 보내는 건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남북 정상의 통 큰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의 평화공존 및 남한 내 보혁 갈등 해소를 위해선 정부뿐 아니라 한국교회도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했다. 그는 “고(故) 김준곤 목사는 ‘예수는 좌익도 우익도 아닌 초익(超翼)’이라고 했다. 성경은 이념에 구애받지 않는다”며 “남북한 평화공존과 화해·협력, 남한 내 이념 갈등 해소를 위해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기도해 ‘화평의 사도’ 역할에 나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16)] 양영식 통일선교아카데미 원장
입력 2018-12-19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