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인터넷뱅킹 오류가 나서 그런데 대신 이체 좀 해주세요.” 지인을 사칭해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메신저피싱’이 급증하고 있다. 부모나 이모, 삼촌 등 호칭을 특정하기 쉬운 상대에게 접근해 소액 송금을 요구하는 수법을 주로 쓴다. 전화가 아닌 메신저를 이용하기 때문에 외국인 사기범에게도 당하기 쉽다.
18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메신저피싱에 따른 피해액은 144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5% 증가했다. 피해건수도 915건에서 6764건으로 훌쩍 뛰었다. 메신저피싱은 카카오톡, 네이트온 등에서 아이디를 도용한 뒤 지인으로 등록된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 돈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다.
특히 50, 60대를 겨냥해 자녀나 조카인 척 소액 송금을 부탁하는 사례가 많다. 인터넷뱅킹 인증서나 비밀번호 오류를 핑계로 대면서 급하게 다른 사람 계좌에 돈을 넣어 달라고 요구하는 식이다. “거래처 사람에게 직접 돈을 입금해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프로필 사진이 왜 바뀌었냐고 물으면 “휴대전화를 수리 맡겨서 그렇다”는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친구로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라는 경고메시지가 뜨는 경우에도 메신저피싱을 주의해야 한다. 금융 당국은 전화로 본인 확인을 꼭 거치라고 당부한다. ‘휴대전화가 고장 나서 카카오톡을 새로 만들었다’며 둘러대기도 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접속한 사람은 프로필 사진에 빨간 지구본 모양이 나타나 식별이 가능한데,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사용자들이 많다.
정부는 이동통신사 등과 손을 잡고 메신저피싱 피해예방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카카오는 해외에서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 경고메시지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
“이모, 인터넷뱅킹 오류났으니 대신 이체 좀 해줘요”
입력 2018-12-19 04:00